“세계 1위 전투기 수준 KF-21인데” 최악의 문제로 뽑혔다는 ‘이 미사일’
||2026.05.02
||2026.05.02
KF-21은 4.5세대 상위권 성능과 확장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자체 보유하지 못한 점은 “옥의 티”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양산 초기 KF-21은 유럽 MBDA의 미티어(Meteor)를 도입해 공대공 전력을 구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했다.
미티어는 마하 4 이상의 속도로 비행해 최대 200~300km급 원거리 표적을 노릴 수 있는 현존 최고급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KF-21의 초반 전력 공백을 메워줄 카드다. 그러나 핵심 무장이 해외 기업 손에 쥐어져 있으면, 수출·성능개량·탄약 보급에서 제3국 승인과 가격·정치 변수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 테크 아카데미 2026’ 행사에서 KF-21용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모형과 함께 핵심 추진 기술인 덕티드 램제트(ducted ramjet)를 공개했다. 덕티드 램제트는 비행 중 공기를 흡입해 내부의 고체 연료와 섞어 태우며 추진력을 내는 방식으로, 별도의 산화제를 많이 싣지 않아도 돼 비행 거리와 고속 기동성이 크게 향상된다.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사거리보다, 목표에 다가가는 마지막 단계까지 고속과 에너지를 유지해 도망치는 적기를 끝까지 추격할 수 있느냐다. 램제트 계열 미티어가 종말 단계 기동에서 강점을 보인 것처럼, 한국형 장거리 미사일도 이 영역에서 ‘게임 체인저’를 노리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방과학연구소는 2033년까지 한국형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시제품을 개발하고, 203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단계적 개발에 들어간다. 이 로드맵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KF-21은 초기에는 미티어로 전력화를 시작하고, 이후 한국형 장거리 미사일을 추가해 ‘외산+국산’ 혼합 무장 구성을 갖추게 된다. 수출 시장에서는 이 국산 장거리 미사일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체·레이더·미사일·정비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안할 수 있어, 제3국 수출 승인에 막히지 않는 독자 무장 구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구매국 입장에서도 미사일·탄약 공급선이 한국으로 일원화되면, 장기 운영비·정비 체계 설계가 훨씬 단순해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자리에서 K9 자주포용 첨단 탄약으로 정밀유도포탄과 탄도수정신관 기술도 공개했다. K9은 이미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대표적인 K-방산 히트 상품이지만, 40km 이상 사거리에선 기존 포탄이 ‘면 타격’ 위주라 명중률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정밀유도포탄은 GPS와 INS가 결합된 통합 항법장치, 유도제어장치, 꼬리날개를 탑재해 활공·유도 비행을 하며 목표 좌표로 스스로 궤적을 조정한다. 지휘소·포병 진지·탄약고 같은 고가치 표적을 적은 탄으로 정밀 타격할 수 있어, 단순 화력 투사에서 “탄약 효율·부수 피해 최소화”를 중시하는 현대 포병전 요구에 부합하는 무기다.
탄도수정신관은 포탄의 비행 궤도를 실시간 보정하는 장치로, 비행 중 위치를 추적해 오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밀유도포탄과 탄도수정신관 모두에 국내 기술 기반 항재밍(anti-jamming)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적이 GPS 신호를 교란하더라도, INS와 보정 알고리즘을 통해 목표까지 날아가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포탄·미사일이 전자전 환경에서 얼마나 버티는지가 곧 전력의 질로 직결되는 만큼, 이 항재밍 기능은 K9 패키지의 중요한 차별 포인트가 된다. 자주포 경쟁이 이제 포신·차체를 넘어 탄약·유도·재밍 대응까지 포함하는 ‘탄약 패키지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K-방산의 장점은 빠른 납기, 합리적인 가격, 실전에서 검증된 플랫폼 성능이었다. K9, 천무, FA-50, 레드백이 이 흐름을 이끌었다. 그러나 세계 시장은 점점 “어떤 전투기냐”보다 “어떤 미사일을 달 수 있고, 탄약·정비 패키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를 더 묻는다.
전투기·자주포를 팔고도 핵심 미사일·포탄이 외국 기업 손에 있으면, 수출국과 구매국 모두 제재·수출통제·가격 인상 리스크에 노출된다. 반대로 KF-21에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K9에 정밀유도포탄·탄도수정 패키지를 붙이면, 한국은 플랫폼과 무장을 함께 제공하는 ‘완제품 운용체계 수출’을 본격화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국산 플랫폼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면 기체와 장비뿐 아니라 항공·지상 무장까지 함께 고도화해야 한다”며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과 정밀유도포탄 등 첨단 무장 기술 확보로 자주국방과 K-방산 수출 확대를 동시에 노리겠다”고 말했다.
KF-21이 아무리 세계 1위급 전투기를 지향해도, 적기를 쓰러뜨리는 미사일이 외국 손에 있으면 진정한 의미의 ‘완전 무장’ 전투기로 인정받기 어렵다. 이번에 공개된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K9 정밀탄 프로젝트는, 한국이 플랫폼은 물론 그 플랫폼의 ‘이빨’까지 스스로 설계·공급하는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신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