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어도 “한국의 군사력 5위” 이란전에서 요격률 96% 보여준 ‘이 무기’
||2026.05.03
||2026.05.03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중동 언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된 천궁-II 2개 포대는 최근 이란의 탄도미사일·드론 공습 국면에서 최소 60여 발의 요격탄을 발사해, 30개 표적 중 29개를 격추하며 요격률 96%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전 초기, UAE 방공망은 총 130여 발의 미사일 가운데 96%를 떨어뜨렸고, 이 다층 방공망의 핵심 구성 요소가 바로 천궁-II였다. 전문가들은 천궁-II가 미국산 패트리엇 대비 약 3분의 1 수준 가격에도 불구하고, 탄도탄·순항미사일·드론을 고도 20km 이하에서 효과적으로 요격하며 ‘실전 검증’을 마쳤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천궁-II는 기존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을 성능 개량해, 탄도미사일까지 잡을 수 있도록 만든 Block II 체계다. 한 포대는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교전통제소, 8발의 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로 구성되어, 항공기·탄도탄·크루즈 미사일까지 다양한 위협을 동시에 탐지·추적·요격할 수 있다.
탄도탄 요격에는 목표와 직접 충돌하는 히트 투 킬(hit-to-kill) 방식이 적용되고, 항공기 대응 사거리 약 50km, 요격 고도 최대 20km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미국 패트리엇 PAC-3가 표적당 2발을 쏴 하나만 맞아도 ‘성공’으로 보는 것과 달리, 천궁-II는 UAE 수락시험 때부터 표적당 1발 요격, 사실상 ‘원샷 원킬’을 전제로 조건을 맞췄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실전 성능이 입증되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고객인 UAE였다. 천궁-II 10개 포대 계약을 맺은 UAE는 이미 인도된 2개 포대를 운용하면서, 이란 공습 이후 C-17 전략수송기를 대구 공군기지에 급파해 천궁-II 유도탄 30여 발을 조기 인도받았다.
기존 계약분도 일정보다 앞당겨 달라는 요청을 한국 정부와 업체 측에 전달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 주변국까지 천궁-II 도입 검토에 나서며 ‘중동 방공망 한국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직 양산 전 단계인 장거리 요격체계 L-SAM에 대해서도 선제적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형 다층 방공체계(KAMD)를 한 묶음으로 도입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기 수출은 이제 단순한 방산 수익을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와도 직결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한 뒤, “UAE가 한국을 원유 공급 최우선 국가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UAE는 천궁-II 조기 공급과 K-방산 패키지 협력에 대한 보답으로, 약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한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고, 이는 국내 수요 기준 9일치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방산 350억 달러, 투자 300억 달러 등 총 650억 달러(약 93조 원) 규모의 한·UAE ‘방산+에너지+투자’ 빅딜이 진행되면서, 천궁-II는 그 상징적 출발점이 됐다.
중동의 긴급 요청에 응하기 위해, 한국은 애초 자국 방공 전력으로 배정됐던 천궁-II 물량 일부를 꺼내 UAE에 먼저 보냈다. 그만큼 단기적으로는 한국군의 중거리 방공망 일부에서 여유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북한의 탄도·순항미사일·무인기 위협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동시에 천궁-II·L-SAM·천무·K9 등 K-방산 대표 무기들의 주문이 급증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 등 생산라인이 이미 포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폭증하는 글로벌 수요를 제때 소화하지 못하면 신뢰·기회를 동시에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능력 증설과 인력·부품 공급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천궁-II의 중동 실전 성과가 한국군의 억제력과 K-방산 브랜드를 동시에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2030년까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려면, 실전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천궁-II·L-SAM 등 방공 체계를 지속 고도화하는 것과 함께, 안정된 글로벌 공급망·애프터서비스·탄약·정비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핵은 없지만 미사일을 맞추는 능력’으로 평가받는 한국형 방공 체계가 앞으로도 신뢰를 유지하려면, 중동·유럽·아시아 곳곳에서 동시에 들어오는 주문을 무리 없이 감당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