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상대로 미국이 “7조 원 대 기술 거부한 탓에” 오히려 탄생한 국산 1위 전투기
||2026.05.04
||2026.05.04
2014년 한국은 차세대 전투기(FX-3) 사업을 통해 F-35A 40대를 7조3천억 원 규모로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록히드마틴과 함께 한국형 전투기(KF-X, 현 KF-21)를 위한 20여 개 기술 이전을 추진했다.
당시 정부·군은 F-35 구매를 지렛대로 AESA 레이더, 적외선 탐지·추적장비(IRST), 전자전장비, 사격통제장비 등 4대 핵심 기술을 넘겨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2015년 9월 미국 국무부가 “기술 보호”를 이유로 이 네 가지를 수출 불가 판정하면서, 나머지 21건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핵심은 모두 막혔다. 국내에선 “7조 원 들여 전투기만 사고 기술은 못 받았다”는 비판과 함께, KF-X 사업 자체가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한국은 여기서 발을 빼지 않고, 막힌 기술을 정면돌파하는 쪽을 택했다. 방위사업청·ADD·한화시스템은 F-35로부터 기술을 받지 못한 AESA 레이더를 독자 개발 과제로 전환하고, 2016년 이후 시제품 개발과 비행시험에 돌입했다.
수천 개 송수신 모듈을 실시간 제어하는 이 레이더는 2020년 시제기 장착 시험에 성공했고, 2025년에는 KF-21용 양산형이 출고되면서 국산화율 90% 이상, 소프트웨어 100% 국내 개발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동아일보 등은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에 대한 회의론, AESA 레이더 기술 이전 거부라는 장벽이 오히려 기술 자립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무장 통합 과정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KF-21은 미국 AIM-9X, AIM-120 같은 공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미국 측의 소스코드·시험 데이터 제공과 ITAR(무기수출통제) 승인 절차는 언제든 지연될 수 있는 변수였다. 실제로 한국 방산계에선 “미국제 미사일에만 의존하면, KF-21 수출·개량 때마다 워싱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계속된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한국은 전략적 선택으로 유럽 MBDA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eteor)’를 주력 통합 무장 가운데 하나로 택했고, 국산 AESA 레이더·임무컴퓨터와 직접 연동하는 체계 통합을 추진했다. 미티어는 램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노-이스케이프 존’이 넓은 최신 미사일로, 한국은 이를 KF-21에서 실사 발사 시험까지 마치며 유럽 무장과의 고난도 통합 역량을 입증했다.
KF-21은 외형·규격상 나토 표준을 따르는 서방형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며, F-35와 함께 한국 공군의 주력 전력을 구성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레이더·사격통제 소프트웨어·일부 무장 통합 구조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유럽 기술 중심으로 짜여 있어, 잠재 수입국이 미국 ITAR 승인에 덜 묶인 상태에서 운용·수출 협력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부각된다.
실제로 중앙일보·매일경제 등은 KF-21을 검토 중인 인도네시아·폴란드 등이 “기체 구매와 함께 일정 수준의 기술 협력·현지 생산 라인 구축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전하며, 미국 플랫폼에 비해 높은 ‘자율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F-35 기술 이전 거부와 미국제 무장 통제는 단기적으로 한국에 큰 부담과 정치적 비판을 안겼지만, 장기적으로는 세 가지 중요한 수확을 남겼다. 첫째, AESA 레이더와 주요 항전장비를 독자 개발해 ‘전투기 레이더 자립국’ 지위를 확보한 것, 둘째, 미티어를 비롯한 유럽 무장과의 통합으로 미국 밖 무기 생태계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 셋째, 미국 승인에 덜 얽매이는 수출 친화형 플랫폼으로 KF-21의 차별점을 만든 것이다. 25년에 걸친 개발 끝에 양산 1호기까지 나온 지금, 한국 정부와 업계는 “F-35 기술 이전 좌절이 없었다면, 한국이 이 정도 수준으로 빨리 독자 전투기를 내놓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KF-21은 2015년 체계개발 착수 이후 2021년 시제기 출고, 2022년 초도 비행, 2023년 초음속 돌파, 42개월간 약 1600회 비행시험 완료까지 일정을 두 달 앞당겨 마무리하며,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빠른 개발 속도를 보였다.
2032년까지 120대를 양산해 F-4·F-5를 대체하고 F-35A를 보완하는 한국 공군의 ‘양축’으로 자리 잡는 것이 공식 로드맵이다. F-35 기술 이전 좌절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가 이제는 “방산 4대 강국 도약의 발판”으로까지 평가받는 만큼, 앞으로 남은 과제는 엔진·장거리 무장까지 국산화 비중을 얼마나 더 높여 KF-21을 진정한 의미의 ‘완전한 한국형 전투기’로 완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