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로 시신유기했는데…집행유예만 받고 연예계 활동한 연예인
||2026.05.05
||2026.05.05
지난 1991년 발생한 배우 조형기의 음주 뺑소니 및 시신 유기 사건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연예인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라는 점에서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최근 판결문을 통해 그간 알려진 ‘징역 5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사법부의 처벌 수위와 사건의 전말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사건은 1991년 8월 4일 저녁, 강원도 정선군 42번 국도상에서 발생했다. 국방부 홍보 영화 출연차 정선에 머물던 조형기는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혈중알코올농도 0.26%라는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그는 자신의 쏘나타 차량을 몰고 가던 중 보행 중이던 32세 여성 나 모 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그러나 사고 직후 그가 선택한 것은 구조가 아닌 ‘은폐’였다. 조형기는 사고 현장에서 약 12m 떨어진 숲속에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하고 다시 차에 올라 도주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사고 지점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고 발생 7시간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조형기 측은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사고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특히 대법원 상고 이후에는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음주 운전은 인정하나 시신 유기는 제3자가 한 것”이라며 범행 일부를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조형기의 옷과 차량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조직이 명확히 발견되면서 유기 혐의는 피할 수 없는 사실로 확정되었다.
형량에 있어서는 반전이 거듭되었다. 1심은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음주 시점에 이미 운전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심신장애 감경을 거부하고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치며 상황이 급변했다. 검찰이 공소장을 특가법상 도주차량에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및 사체유기로 변경했고, 유족과의 합의 및 반성 기미가 참작되면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조형기는 실형을 채우지 않고 구치소에서 풀려나게 되었다.
이 사건은 그간 ‘실형을 살다 가석방되었다’는 설이 정설처럼 퍼져 있었으나, 기록을 통해 법원의 선처로 석방된 사실이 확인되며 대중의 공분을 샀다. 사고 발생 2년 만인 1993년 방송계에 복귀한 조형기는 예능과 드라마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나,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사건의 잔혹성이 재부각되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2017년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한 그는 연예계 음주운전 및 강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