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아직도 흐르는 물에만 씻나요?" 폐 속에 곰팡이 키우고 호흡기 망가뜨리는 채소
||2026.05.05
||2026.05.05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 채소를 흐르는 물에 한두 번 헹구는 것으로 세척을 마치셨나요? 그 습관이 오히려 폐와 호흡기를 위협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특히 잎이 겹겹이 싸인 채소나 흙 속에서 자라는 뿌리채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와 농약 잔류물이 깊숙이 숨어 있어, 단순한 물 세척만으로는 절대 제거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채소는 우리가 매일 식탁에 올리는 것들입니다. 깻잎, 상추, 시금치, 브로콜리, 대파가 대표적입니다. 이 채소들의 표면에는 농약이 달라붙기 쉬운 왁스층이나 잔털이 있어, 흐르는 물만으로는 잔류 성분의 30~50%밖에 제거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세척이 불충분할 경우 곰팡이균인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면역력이 약한 분들에게 폐아스페르길루스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수돗물을 틀고 채소를 헹구면 표면의 흙과 이물질은 어느 정도 씻겨 내려갑니다. 하지만 농약의 주성분인 유기인계·유기염소계 화합물은 물에 잘 녹지 않는 지용성(脂溶性)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성분들은 채소 잔털 사이나 잎의 접힌 부분에 고스란히 남아, 가열 조리를 해도 완전히 분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깻잎은 표면 잔털의 밀도가 높아 농약 잔류량이 채소 중 가장 많은 편에 속하며, 상추와 시금치도 잎이 얇고 주름져 오염물이 끼기 쉬운 구조입니다.

곰팡이 포자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유통 과정에서 냉장과 실온을 반복적으로 거친 채소 표면에는 곰팡이가 이미 증식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포자는 크기가 수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해 물에 씻긴다 해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며, 조리 중 발생하는 증기와 함께 공기 중으로 퍼져 폐 깊숙이 흡입될 수 있습니다. 면역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나 만성 호흡기 질환자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채소 세척은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큰 볼에 물을 받아 채소를 5분간 담가 두세요. 이것만으로도 표면에 붙은 곰팡이 포자와 수용성 농약 성분의 상당 부분이 물속으로 빠져나옵니다. 다음으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잎을 한 장씩 펼쳐서 흘려 씻어 주시고, 마지막으로 식초물(물 1L에 식초 2큰술)이나 베이킹소다 희석액에 1분간 담갔다가 맑은 물로 헹궈 주시면 됩니다. 식초의 산성이 잔류 농약을 분해하고, 베이킹소다는 표면 오염물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채소를 사오신 후 바로 냉장 보관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온에 오래 두면 곰팡이 증식 속도가 크게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브로콜리는 꽃봉오리 사이 사이에 수분이 고이기 쉬우므로, 구입 후 반드시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 신문지에 싸서 세워 보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습관 하나가 폐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