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돌파 시 모두 공격에 발칵” 이란의 도발에도 2척 돌파했다는 나라
||2026.05.05
||2026.05.0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3일(현지 시각) “호르무즈에 갇힌 중립·제3국 선박들이 안전하게 빠져나가도록 지원하는 작전”이라며 미군의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다음 날 아침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성명을 통해 “미국 국기를 단 상선 두 척이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의 호위를 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해 안전하게 항해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2월 말 전쟁 개전 이후 사실상 봉쇄했던 해협을, 미국이 군사적 호위를 통해 처음으로 다시 연 선박 사례다. CENTCOM은 “미 해군 구축함들이 페르시아만에 진입해 상선 항로 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파르스통신은, 자국 남동부 자스크 인근 오만만 해역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려던 미 해군 호위함 1척을 미사일 2발로 타격해 퇴각시켰다고 주장했다.
자스크는 호르무즈 해협 동쪽 입구에 해당하는 오만만 연안 항구도시로, 이란 해군·IRGC 해군 기지가 위치한 전략 요충지다. 파르스통신은 “미 해군 프리깃이 항행 규정을 위반한 채 호르무즈 통과를 시도하다 이란 경고를 무시해 공격을 받았고, 두 발의 미사일을 맞고 항로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IRGC는 “적 함정이 해협 진입을 시도하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자신들의 공격이 미군의 진입을 저지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미 중부사령부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공식 입장문에서 이란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CENTCOM은 “CLAIM: 이란 국영매체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함정을 미사일 2발로 타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TRUTH: 어떤 미 해군 함정도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미 해군 유도탄 구축함들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아라비아만에서 작전 중이며, 프로젝트 프리덤을 지원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역시 “해당 시간대에 미 해군 함정이 피격되어 항로를 포기했다는 사실은 없다”며 이란 보도를 ‘허위’로 규정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프로젝트 프리덤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어떠한 외국군, 특히 침략군인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거나 진입하려 할 경우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해군은 국영방송을 통해 “적 해군 함정들이 해협 입구 접근을 시도했으나, 신속하고 결정적인 경고로 진입을 차단했다”고 주장하며 자국 내 여론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4월 중순 이후 걸프 산유국·다국적 선박에 대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이어온 만큼, “중립 선박 보호와 동시에 이란 항구·수출입을 봉쇄하는 해상 차단 작전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이 각각 ‘정당방위’와 ‘침략’ 프레임을 내세우며 여론전을 벌이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양측 해군·공군이 정면 대치하는 전장이 됐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는 제3국 선박들이다. 해협을 지나는 해상 석유 물동량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거래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한국·일본·유럽으로 향하는 LNG·비료·원료 제품 상당수가 이 좁은 수로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프로젝트 프리덤은 중립·무장 비개입 선박만 대상으로 하며, 원하면 국적에 상관없이 호위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협력하는 국가 선박은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해, 한국·일본·유럽 선사들이 어느 쪽의 지원을 받을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상황이다. 미군 호위에 편승하면 이란의 표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호위를 거절하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면 미 해군의 보호 우산 밖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두 척의 미국 국적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빠져나간 건 프로젝트 프리덤의 상징적인 첫 성공이지만, 동시에 미국과 이란 모두 ‘한 발 더 나가야 할지, 선을 어디까지 그을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있다. 미국이 호위를 늘릴수록 이란은 체면을 위해서라도 더 강한 군사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우발 충돌·오인 교전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란이 주장하는 ‘경고사격’과 미국이 강조하는 ‘피격 부인’ 사이 인식 차이는, 어느 순간 실제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서로 “공격이 아니었다” “정당한 경고였다”고 주장하며 사태 수습을 어렵게 만들 여지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번 힘겨루기가, 단순 봉쇄 해제 작전을 넘어 미·이란 간 새로운 군사 충돌의 도화선이 될지 여부가 전 세계 에너지·해운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