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최첨단 1위 무기 백화점” 전 세계가 미국이 아니라 한국만 찾는 이유
||2026.05.08
||2026.05.08
노르웨이 의회는 올 1월, 195억 노르웨이 크로네(약 20억 달러·2조 8천억 원) 규모의 장거리 포병 전력 도입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한국형 다연장로켓 ‘천무(K239)’를 사실상 우선후보로 올려놨다. 이어 1월 30일(현지 시각) 노르웨이 국방물자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천무 16문, 유도 미사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9억 2,200만 달러(약 1조 3,400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으로 천무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를 제치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북극권 억지력의 핵심 포병 전력으로 들어가게 됐다. 노르웨이 언론은 “유럽과 한국의 미사일 기술 격차가 20년 이상 벌어졌다”는 자국 군사 매체 평가를 인용하며, 천무 선택을 “유럽 무기 우선주의를 깬 상징적 결정”이라 평가했다.
노르웨이가 천무를 택한 배경에는 기동성과 화력 밀도에서의 장점이 있다. 하이마스와 천무 모두 3인 승무원과 450km 이상 도로 주행 거리, 포드 교체식 구조를 갖춘 차륜형 다연장로켓이지만, 하이마스가 227mm 로켓 6발을 포드 1기에 탑재하는 데 비해 천무는 239mm급 유도로켓을 포드당 6발, 발사차량에 포드 2기를 탑재해 한 번에 최대 12발까지 운용할 수 있다. 80km 사거리 유도로켓의 CEP(원형공산오차)는 15m 이내로 알려져, “대량 포화를 정밀하게 한 점에 꽂아 넣는” 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290km급 600mm 전술지대지유도탄까지 같은 발사차량에서 쏠 수 있는 다목적 구조라, 노르웨이 입장에서는 장거리 포병·전술탄도탄 플랫폼을 한 번에 확보하는 셈이 된다.
천무는 이미 유럽에서 실적을 쌓아왔다. 폴란드는 2022년 기본계약 이후 세 차례 실행계약을 통해 천무 발사차량 288문과 각종 탄약, 현지 합작생산까지 포함한 패키지를 도입했다. 3차 계약(2025년 12월)만 해도 약 5조 6,000억 원 규모로, 폴란드 현지 WB그룹과의 합작사에서 유도탄을 공동 생산하는 조건이 붙었다. 에스토니아도 2025년 말 천무 6문과 유도 미사일 3종을 도입하는 약 4,4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노르웨이까지 더해지면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거나 칼리닌그라드와 인접한 세 나라가 모두 한국제 장거리 화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됐다. 유럽 언론이 “러시아를 상대하는 최전선 포병 벨트에 한국 무기가 줄줄이 들어갔다”고 보도하는 이유다.
수면 아래에서는 잠수함 시장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으로 참여한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CPSP) 사업은 최대 60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독일 TKMS가 유력 경쟁자다. 캐나다는 3월 제안서 마감 후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예정인데, 평가 항목의 약 15%가 산업기술혜택(ITB), 고용 창출, 현지 공급망 통합 같은 경제적 효과다. 한화오션은 온타리오·노바스코샤 등지의 조선·철강·AI·위성통신 기업 10여 곳과 MOU를 맺고, 잠수함 건조 기술 이전과 함께 상선·친환경 선박·해양 플랜트까지 포함한 “통합 협력 패키지”를 제안하고 있다. KPMG 분석에 따르면 한화가 캐나다와 조선·AI·위성 통신 등에서 협력할 경우, 2040년까지 누적 연인원 기준 20만 명 이상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단순히 잠수함을 파는 게 아니라, 캐나다 산업 생태계 전체와 묶는 ‘경제 동맹’ 카드라는 점이 미국·유럽 업체와의 차별점이다.
한국이 ‘무기 백화점’으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물건만 팔고 끝내지 않고 작전 운용·교육·정비·현지 생산까지 묶는 풀 패키지 전략에 있다. 육군은 최근 폴란드·노르웨이 등 주요 방산 협력국 장병들을 대상으로 K2 전차·K9 자주포·천무 등 K‑무기 체계 운용을 가르치는 ‘육군 국제과정’을 가동했다. 폴란드군 교육생들이 천무 전술 운용법을 한국 교관에게 배우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무기도 한국 것, 교범도 한국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필리핀 해군은 이미 주력 수상함 15척의 전투체계를 한화시스템 CMS로 통일했고, 현지 해군 작전 교범과 전투정보실 운용 방식까지 한국형을 토대로 개정 중이다. 이런 경험은 중동·남미·동남아 다른 국가들이 “미국보다 한국과 손잡으면 더 많이, 더 빨리, 더 싸게, 그리고 우리 조건에 맞게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게 만드는 자산이다.
이 흐름의 뒤에는 정부 차원의 외교·세일즈도 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산 특사단’이 다음 주 캐나다와 노르웨이를 연달아 방문해 정상·장관급 면담과 현지 기업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노르웨이 천무 계약 서명식에도 전략경제협력 특사단을 보내 “무기 수출을 단순 상업 거래가 아니라 안보·에너지·산업이 얽힌 패키지 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미국처럼 글로벌 동맹망을 등에 업진 못했지만, 대신 “성능+납기+현지화+경제협력” 네 가지를 동시에 맞춰주는 몇 안 되는 공급자로 자리 잡았다. 그 점이 지금, 전 세계가 무기 카탈로그를 넘길 때 ‘Made in Korea’ 페이지를 먼저 펼쳐보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