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너무 사랑해서 수십년간 베드신을 촬영하지 않은 국민 배우
||2026.05.08
||2026.05.08
올해 1월 영면에 든 ‘국민 배우’ 故 안성기. 수십 년간 16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던 그는 대중의 가슴 속에 영원한 별로 남았다.
그의 다채로운 연기 인생을 돌아볼 때 대중의 흥미를 끄는 대목 중 하나는 그가 오랜 기간 ‘베드신’을 철저히 거부해 왔다는 점이다.
사실 그가 배우 생활 내내 베드신을 아예 찍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결혼 전 과거 작품에서는 불가피하게 정사 장면을 촬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결혼 이후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그는 수위 높은 노출이나 베드신을 엄격하게 고사해 왔다. 일각에서는 아내나 아이들이 보기 민망해할 것을 우려해서라는 추측이 일었고, “안성기는 작품에서 절대 옷을 벗지 않는다”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생전 안성기는 KBS 예능 ‘승승장구’에 출연해 항간의 소문을 직접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작품에 꼭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벗을 수 있지만, 베드신은 도무지 감정 이입이 되지 않아 찍기 어렵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심지어 자신이 베드신을 거절하자 제작진이 몰래 대역을 써서 촬영한 탓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생전 처음 보는 자신의 정사 장면이 등장해 깜짝 놀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베드신을 멀리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아내를 향한 굳건한 사랑이었다. 과거 영화 ‘꿈’ 촬영 당시 극 중 상대역인 황신혜를 겁탈하는 신을 연기했던 그는, 촬영 직후 아내에게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한동안 아내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고백했다.
아내를 향한 그의 애정은 무의식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동료 배우 신현준은 과거 안성기가 꿈속에서 미녀의 육체적 유혹을 받았음에도 아내를 배신할 수 없어 한참을 망설이다 끝내 거절하고 잠에서 깬 일화를 전했다.
안성기는 꿈의 내용에 흔들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꼈으며, 여전히 잠을 잘 때는 아내를 꼭 껴안고 잔다고 밝혀 훈훈함을 더했다. 30년 넘게 확고한 연기 철학과 단단한 애처가 면모를 지켜온 고인의 따뜻한 발자취가 대중에게 짙은 그리움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