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번 비행 시험까지 거쳐서 “전투용으로 적합 판정받았다는” 이 전투기
||2026.05.08
||2026.05.08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1600여 회에 달하는 비행시험을 거쳐 개발의 최종 관문인 ‘전투용 적합’ 판정을 7일 획득했다.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모든 성능에 대한 검증이 완료됐으며, 이번 판정이 KF-21 블록Ⅰ(기본 성능·공대공 능력)의 작전 운용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로 한국은 명목상 ‘전투기 보유국’을 넘어, 설계부터 시험평가까지 자체 체계를 갖춘 ‘독자 전투기 개발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KF-21 사업은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통해 기본적인 전투 가능성을 인정받은 뒤, 약 3년에 걸친 후속 시험평가를 진행해 왔다. 방사청은 이 기간 동안 공군이 요구한 작전운용성능(ROC)을 기준으로 센서·항전장비·무장 운용·생존성 등 세부 항목을 하나씩 검증하며 블록Ⅰ 구성을 다듬었다. 그 결과 이번 ‘전투용 적합’은 단순 형식승인이 아니라, 공대공 임무 중심의 초기 양산형 KF-21이 실제 전장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을 공식화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방사청에 따르면 KF-21은 지난 42개월 동안 지상·비행시험을 병행하며 내구성과 구조 건전성을 확인했다. 특히 사천과 서산 기지를 오가며 수행한 1600여 회의 비행시험에서 공중급유, 각종 무장 발사, 저고도·고고도 비행, 초음속 가속·감속 등 1만3000여 개에 이르는 시험 조건을 모두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단 한 건의 중대 사고 없이 시험이 마무리됐다는 점을 방사청은 강조하며, KF-21이 공군의 ROC를 충족할 뿐 아니라 실제 전장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용 가능한 수준의 기술·신뢰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KF-21 사업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의 국산 첨단 전투기 개발 선언에서 출발해, 2015년 12월 체계개발 착수 이후 11년여 만에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3월 출고된 양산 1호기는 하반기 공군에 인도될 예정으로, 노후화된 F-4 팬텀과 F-5 제공호를 대체하는 차세대 주력 전력으로 배치된다. 방사청은 “전투용 적합 판정으로 체계개발은 다음 달 종료하고, 이후 양산·전력화 단계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개발 사업’에서 ‘전력화 사업’으로의 무게 중심 이동을 예고했다.
이번에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KF-21 블록Ⅰ은 공대공 임무에 초점을 맞춘 초기 형상이다. 방사청은 2028년까지 블록Ⅰ 기준 초도 양산 물량 40대를 공군에 인도하고, 2032년까지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갖춘 후속 양산 물량 80대를 추가 생산해 총 120대를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추가 무장시험을 통해 정밀유도폭탄, 장거리 공대지·공대함 미사일 통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블록Ⅱ·블록Ⅲ를 통해 스텔스성과 네트워크 중심전 능력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KF-21의 전투용 적합 판정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양산과 전력화 과정에서도 공군·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실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방 예산 압박과 주변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전력화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어, 방사청은 “한정된 재원을 고려해 군·관계기관과 지속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