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새롭게 준비했다는 북한 헌법을 발견하자” 세계 군사 전문가들 발칵
||2026.05.08
||2026.05.08
북한이 최근 개정한 헌법에서 ‘조국통일’ 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자국 영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영토 조항을 새로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 연설에서 강조해 온 ‘두 국가’ 노선이 헌법 체계 속에 반영된 것으로, 남북을 하나의 민족·국가로 전제하던 기존 서술 방식과 결을 달리하는 변화로 평가된다.
개정 헌법 2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헌법 조문에서 남측을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로 적시하고, 자국 영역을 북측 지역으로 한정해 기술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남북을 사실상 별개의 국가로 규정하는 상징적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개정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그동안 헌법 곳곳에 등장하던 ‘조국통일’ 관련 표현이 대거 삭제됐다는 점이다. 기존 헌법 전문과 조문에 담겨 있던 ‘북반부’, ‘조국통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등 동족 관계와 통일 지향을 전제로 한 문구가 새 헌법에선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 통일 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 역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북한이 헌법에서 통일 지향성을 상당 부분 지워버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정은이 연설에서 언급해 온 ‘적대적 두 국가’라는 표현이 헌법 조문에 그대로 반영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철 교수는 이번 개정 헌법을 검토한 결과 “영토 조항을 신설해 국가성을 강조했지만, ‘적대적’이나 ‘교전국’ 관계를 직접적으로 명시한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질적으로는 남북을 분리된 두 국가 체제로 보는 노선을 제도화하면서도, 헌법 문장 자체는 국제사회를 의식해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어휘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 헌법에는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지휘·사용 권한이 처음으로 구체 명시된 것도 확인됐다. 새 헌법 89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있다”는 조항과 함께, 국무위원장이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핵무력 사용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정은 개인에게 집중돼 있던 핵 지휘권 구조를 헌법 차원에서 공식화한 조치로, 유사시 자동 보복 체계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헌법의 명칭도 손질했다. 1972년 제정 이후 오랫동안 사용해 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이라는 이름에서 ‘사회주의’를 삭제하고, 단순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뉴스 등은 국가정보원 설명을 인용해 “54년 만의 명칭 변경으로, 이념 국가 이미지를 약화시키고 ‘정상 국가’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개정 헌법 서문에서는 김일성·김정일의 혁명·통일 업적을 길게 서술하던 기존 표현들이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일성·김정일 동지의 불멸의 업적”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던 구절이 빠지고, 대신 김정은의 통치 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와 현 체제를 정당화하는 서술이 중심이 됐다는 내용이 다수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이는 김정은이 선대의 업적을 계승하는 후계자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을 헌법 서문에서까지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권력 기반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이번 헌법 개정은 남북 관계를 ‘통일을 전제로 한 분단’이 아니라, ‘분리된 두 국가 간 관계’로 보는 북한의 인식을 법적으로 고착시키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동시에 김정은 개인에게 핵무력 지휘·사용 권한을 명시하고, 통일·선대 서사는 줄이는 대신 국가성과 영토 개념을 전면에 내세운 점은, 향후 한반도 긴장 관리와 대화 재개의 조건을 더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새 헌법의 세부 조항과 북한 내부 담론 변화를 면밀히 추적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 다수 군사·안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