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할아버지 혼자 살고 있다는 강원도 원주의 유령 아파트…이유 소름
||2026.05.09
||2026.05.09
강원도 원주시 도심 한복판에는 30년 가까이 방치된 흉물스러운 아파트 한 채가 서 있다. 1990년대 초반 착공했으나 건설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채 시커먼 골조만 남았다. 이곳에는 주민들이 모두 떠나고 오직 80대 할아버지 한 명만이 거주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이 거대한 폐허 속에서 홀로 생활을 이어간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수도마저 끊긴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는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주변 이웃들은 할아버지가 왜 위험한 유령 아파트를 지키는지 의문을 품어왔다.
건물 내부에는 버려진 가구와 깨진 유리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어 음산한 기운을 풍긴다. 외벽은 페인트가 벗겨져 흉측한 몰골을 드러냈고 계단마다 먼지가 가득 쌓여 있다. 이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할아버지는 자신만의 작은 공간을 꾸려 살고 있다.
그가 이곳에 머무는 이유는 과거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받지 못한 임금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공사 당시 미지급된 노임 대신 아파트 한 채의 점유권을 주장하며 버텼다. 법적인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점유가 어느덧 수십 년의 세월로 흘렀다.
겨울이면 살을 에듯 차가운 바람이 창문도 없는 골조 사이로 여과 없이 들이친다. 할아버지는 낡은 담요와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의지해 혹독한 추위를 묵묵히 견뎌낸다. 젊은 시절 흘린 땀방울의 대가를 찾겠다는 집념이 그를 지탱하는 유일한 힘이다.
낮에는 폐지를 줍거나 주변을 산책하며 소소하게 하루의 일과를 보내기도 한다. 밤이 되면 촛불 하나에 의지한 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외로운 밤을 보낸다. 주민들은 할아버지의 건강을 우려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도시 개발 계획이 수립될 때마다 아파트 철거 논의가 나오지만 보상 문제는 여전하다. 건설사는 사라졌고 채권단과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할아버지의 자리는 위태롭다. 정당한 대가를 받기 전까지는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관할 지자체에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여러 차례 방문했다. 임시 거처를 제안하고 생활 지원금을 안내했지만 그는 매번 단호하게 거절의 뜻을 밝힌다. 아파트는 할아버지에게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생존권이 걸린 투쟁의 현장이다.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된 할아버지에게 이 유령 아파트는 마지막 안식처다. 누군가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폐허가 그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권리의 상징이 되었다. 무너져가는 벽면에는 그가 버텨온 인고의 시간이 고스란히 박제되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