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록은 곧 넘긴다” 역대급 작년 기록 21조 원 넘기겠다는 ‘이 산업’
||2026.05.10
||2026.05.10
정부는 올해 ‘K-방산’ 수출 목표를 1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1조 원 이상으로 잡으며 작년 기록 경신을 공식 목표로 내세웠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70억 달러(약 8조 6천억 원)가 최대치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몇 년 만에 목표 규모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린 셈이다. 폴란드 초대형 계약으로 열린 수출 시장을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지난해 방산 수출 ‘역대급’ 기록의 중심에는 폴란드가 있었다.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묶은 124억 달러(약 12조 3천억 원) 규모의 패키지 계약이 사실상 전체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을 단숨에 세계 4위권 방산 수출국 반열로 끌어올렸다. 이 계약 덕분에 이전 최대 실적이던 2021년 70억 달러를 한 번에 두 배 이상 뛰어넘을 수 있었고, 정부도 올해 목표를 “작년 수준 유지”가 아닌 “170억 달러 이상”으로 자신 있게 제시하게 됐다.
정부와 업계가 올해도 기대를 거는 주역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로 요약된다. 노르웨이 신형 전차 사업에서는 독일 레오파르트 2A7에 최종 고배를 마셨지만, 그 과정에서 K2는 혹한·산악 환경에서의 기동성과 사격 능력을 입증하며 다른 유럽·중동 국가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K9 자주포는 이미 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폴란드 등에 납품돼 실전 운용 중이고, 추가 도입·성능개량 수요가 이어지면서 “유럽 표준 자주포”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FA-50 역시 폴란드·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출 저변을 넓히며 ‘입문용 전투기+경공격기’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중동에서는 천궁-Ⅱ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K-방산 성장세를 이어가는 또 다른 축이다. 한국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 원대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패트리엇·이스라엘 아이언돔에 이어 중거리 방공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역내 국가들이 이란발 미사일·드론 위협에 대응할 ‘실전 검증된’ 요격 체계를 찾는 가운데, 천궁-Ⅱ는 높은 요격률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빠른 납기라는 조합으로 추가 수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방부는 방산 수출 확대를 단순한 수출 목표가 아닌, 첨단전력 건설과 연결된 선순환 구조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수출이 늘면 방위산업 생태계가 커지고, 이를 통해 확보된 기술·생산 능력이 다시 한국군 첨단 전력 증강을 가능하게 하고, 강화된 전력이 재차 수출 경쟁력을 올리는 구조를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방위산업발전협의회를 확대 운영하고, 기업별 맞춤형 정보 제공, 각종 방산 전시회·고위급 국방외교를 통한 판매 지원 등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수출 이후 지원을 강화하는 포스트 세일즈 전략도 눈에 띄는 변화다. 국방부는 국산 무기를 도입한 국가를 대상으로 장비 운용 노하우 전수, 교육·훈련 지원, 후속 군수지원 등을 패키지화해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발성 계약에 그치지 않고, 20~30년에 걸쳐 유지·정비·개량까지 함께 하는 ‘장기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수출 안정성을 높이고 수익 구조도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부는 방산 수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국방부는 2027년까지 국방 R&D 예산을 전체 국방비의 10% 이상으로 확대하고, 미래 핵심기술·도약형 무기체계 개발에 민·관·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조립·면허생산이 아닌, 센서·소프트웨어·엔진·체계통합까지 포함한 ‘완전한 무기 개발국’으로 자리 잡아야만, 2030년대 이후에도 K-방산 브랜드가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실적과 수주를 보면 이런 자신감은 근거가 있다. 2025년 방산 수출은 150억~152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고, 수주 기준으로는 23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유럽 전쟁 특수와 중동 긴장에 크게 의존한 현재 구조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 그리고 국내 생산·인력·R&D 역량이 이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다. 수출 숫자만 키우는 단기 성과에 머무를지, 아니면 “세계 4위권 방산 강국”이라는 위치를 굳히는 계기로 삼을지는, 앞으로 3~5년 사이 정부와 업계가 선순환 구조를 실제로 얼마나 공고히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