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대 매체가 “제일 두려워한다는 한국의 수직 발사관” 무기에 발칵
||2026.05.10
||2026.05.10
중국 관영 인민망이 최근 한국 해군의 무기체계를 다루면서, 전함·잠수함 같은 완성 플랫폼이 아닌 수직발사관 하나를 집중 분석하는 이례적인 보도를 내놨다. 한국형 수직발사체계 2형, KVLS-II가 그 주인공이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미사일 보관·발사 장치”에 불과하지만, 현대 해군력의 ‘심장부’를 가르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중국 군사 매체들까지 “이제 한국을 더 이상 우습게 볼 수 없다”는 투의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투함에서 수직 발사는 그 자체로 고난도 기술이지만, 잠수함에서 수중 사출 후 수면 돌파·2차 점화까지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건 완전히 다른 급의 난이도다. 미사일이 수면 아래에서 튕겨 나와야 하고, 사출 압력·가스 처리·유체력까지 완벽히 제어하지 못하면 수십 톤짜리 탄두가 되돌아와 잠수함을 그대로 찍어버리는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중국도 1980년대 JL 계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며 수중 사출 시험에서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은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에 국산 수직발사체계를 올려 첫 실사에서 SLBM 발사에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수직발사 기술이 KVLS-II의 성숙도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민망이 “한 번에 성공한 잠수함 수직발사 기술”을 별도로 언급하며 놀라움을 표한 것도 이 지점이다.
수직발사체계가 왜 그토록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냉전 시기의 미·소 해상 전력 경쟁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소련 순양함들은 거대한 대함미사일을 함체 측면 경사발사대에 매달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함체가 비대해지고 탑재 수량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대로 미국은 Mk-41 같은 수직발사 시스템을 앞당겨 완성하면서, 1만 톤 이하 이지스함에도 수십~수백 발의 방공·대함·대지 미사일을 집적할 수 있게 됐다. 좁은 공간에서 대량 탑재·신속 발사가 가능한 VLS가 사실상 “해상의 게임체인저”였고, 지금도 미국·러시아·프랑스 등 소수 국가만이 자국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한국이 K-VLS에 이어 KVLS-II까지 독자 개발하면서, 이 ‘전략급 인프라’를 미국제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했다는 점이 중국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신호다.
한국의 수직발사체계 국산화 역사는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사업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미제 VLS를 도입해 운용하면서 유지보수·운영 노하우를 쌓는 수준이었지만, 이후 충무공이순신급에서 최초의 K-VLS(KVLS-I)를 탑재하며 본격적인 자립에 성공했다.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에는 128셀 규모의 VLS 구성이 적용돼, 국산 발사체계가 이미 미국 Mk-41급과 대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0년대 초 “차세대 유도무기 발사 플랫폼”을 목표로 KVLS-II 개발에 착수했고, 5년 만인 2025년 민간 주도 개발을 공식 완료했다.
KVLS-II가 중국을 긴장시키는 지점은 단순한 ‘대형화’가 아니다. 방사청·한화 자료에 따르면 KVLS-II는 기존 KVLS보다 크기와 화염 처리 능력을 크게 키워, 더 무거운 미사일·더 강한 추진력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동시에 유도무기 연동 표준화를 통해 하나의 셀에서 다양한 미사일(함대지·함대함·방공·탄도탄 요격)을 운용할 수 있는 “Any Cell, Any Missile” 개념을 구현했다. 셀 이중화 설계(dual redundancy)를 적용해 일부 계통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계통으로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투 손상·장애 상황에서도 발사 능력을 유지하는 내구성도 확보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어떤 셀에서 어떤 미사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유연한 플랫폼이 동해·서해 어디든 배치될 수 있다는 뜻이어서, 대응 계산이 훨씬 복잡해진다.
KVLS-II를 단지 방어용 발사관으로만 보면 중국의 과민반응이 이해되지 않는다. 인민망이 특히 민감하게 보는 건, 이 발사관과 한국의 미사일 국산화가 맞물렸을 때 등장하는 그림이다. 한국은 이미 현무-3 함대지 순항미사일, 해궁·천궁 계열 방공미사일, 해상형 L-SAM 개발을 추진하며 해군용 요격체계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무게 30톤, 길이 20m급 현무-V 전략 탄도미사일과 초음속·극초음속 함대함·함대지 미사일까지 개발 중이어서, KVLS-II의 확대된 구경·용적은 이런 ‘괴물급’ 무기까지 받아낼 수 있는 여유 공간으로 해석된다. 중국 분석가들이 “한국이 바다 위 어디에서든 중국 본토 전략 시설을 때릴 수 있는 움직이는 미사일 기지 개념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한국은 합동훈련에서 초대형 수직발사체계 모형을 공개하며, 대형 탄도미사일을 해상 플랫폼에서 운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방산·군 자료를 보면, 현무-V급 초대형 탄도미사일을 함정에서 발사할 경우 중국 내 전략 공군기지·지휘소·대형 항만까지 사거리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민망도 “한국이 대형 VLS를 확보한 것은 사실이며, 아직 세부 기술은 미국·중국 수준에 못 미칠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기술 성숙도보다 ‘의도’에 더 주목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마디로, 대형 탄도미사일·극초음속 무기를 함정에서 발사하는 순간, 한국 해군 전력은 단순 연안 방어를 넘어 중국 본토를 직접 압박하는 전략 자산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점이 중국 군사 매체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다.
그동안 중국 매체들은 한국 함정·무기체계를 두고 “미국제의 아류, 짝퉁”이라는 식의 폄하를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인민망이 KVLS-II 하나를 두고 발사 원리·화염 처리·탄종 호환성까지 세세히 분석하며 “한국을 더 이상 우습게 볼 수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놓은 건 기류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특히 방사청이 밝힌 것처럼 KVLS-II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 이미 탑재·전력화됐고, 차기 한국형 구축함(KDDX)·차기 대형함에도 기본 장착될 예정이라는 점은, 이 ‘수직 발사관’이 앞으로 한국 수상 함대 전체의 공통 인프라가 된다는 뜻이다. 30년에 걸친 집요한 국산화의 결실이 이제 중국 관영 매체까지 긴장시키는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수직발사관”을 중국이 제일 두려워하는 이유를 잘 말해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