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불가인데…눈밭에서 무리하게 골프친 한국 대표 재벌 회장님들
||2026.05.11
||2026.05.11
대한민국 재계를 이끌었던 현대 정주영 회장과 롯데 신격호 회장은 사적으로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 두 사람은 비즈니스 무대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한 라이벌이었지만 사적인 휴식 시간은 함께 보냈다. 어느 날 두 거물은 평소처럼 골프 라운딩을 즐기기 위해 골프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 당일 하늘에서 갑자기 굵은 눈발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하며 필드를 하얗게 뒤덮었다. 순식간에 골프장 전체가 눈밭으로 변하자 롯데 신격호 회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걱정했다. 그는 눈이 쌓인 이런 날씨에 골프를 강행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라고 판단하여 약속 취소를 고민했다.
그러나 현대 정주영 회장의 사전에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걱정하는 신격호 회장을 향해 호탕하게 웃어 보이며 자신의 골프 가방을 열어젖혔다. 정 회장은 가방 속에서 눈밭에서도 한눈에 들어올 수 있는 화려한 유색 골프공들을 꺼냈다.
그는 눈이 오면 공이 보이지 않을 테니 색깔이 있는 공을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주영 회장의 기발하면서도 엉뚱한 준비성 덕분에 두 사람은 골프 라운딩을 그대로 강행했다. 하얀 눈이 쌓인 골프장에서 색깔 공을 날리며 두 사람은 즐거운 추억을 하나 더 쌓아 나갔다.
눈 덮인 골프장마저 유쾌한 놀이터로 바꾼 두 거인의 모습은 당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때로는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때로는 이토록 뜨거운 우정을 나누며 인생을 즐겼다. 정주영의 뚝심과 신격호의 섬세함이 만난 이 골프 일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 사람은 눈밭 위에서 공을 치며 평소 나누지 못했던 진솔한 대화와 사업적 영감을 공유했다. 쏟아지는 눈발도 막지 못한 그들의 열정은 기업 경영에서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도 닮아 있었다.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두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재계의 전설로 전해진다.
정주영 회장은 평소에도 안 된다는 생각보다 방법을 찾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늘 강조하며 실천했다. 이번 골프 일화 역시 어떠한 장애물도 아이디어 하나로 돌파해버리는 그의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 신격호 회장 역시 정 회장의 기발한 제안에 크게 감탄하며 함께 필드를 누비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했던 두 사람의 자세는 진정한 파트너십의 표본이다. 정주영의 무한한 도전 정신과 신격호의 유연한 수용력이 결합하여 한 편의 영화 같은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골프공 하나로 기후의 한계를 극복하며 승부보다는 함께하는 시간 자체에 큰 의미를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