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상에 만들 때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일본 결정에 발칵
||2026.05.11
||2026.05.11
일본 정부가 북한·중국·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주일미군 기지 건물 일부를 지하화하고 시설을 분산·강화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 중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올여름부터 시작될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에서 “지하 벙커·구조 강화·분산 배치” 등 방호 대책을 미국과 논의하되, 그 비용은 일본이 부담한다는 전제를 세운 상태다. 적 미사일 공격을 받아도 기지 기능을 유지하는 ‘내구성(방어력)’을 높여 미·일 동맹의 실전 지속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일본에는 약 5만5,000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일본은 2024회계연도 기준 2,274억 엔(약 2조1,000억 원)을 주일미군 관련 경비로 부담했다. 지금까지는 병영·가족용 주택·기지 인프라에 대한 ‘시설 정비비’를 지원해 왔는데, 앞으로는 이 범위를 넓혀 지하화·방호 구조 개선 비용까지 일본 세금으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5년마다 갱신되는 주일미군 분담금 특별협정에 ‘기지 방어·지하화’ 같은 새로운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한국·나토 등 동맹국에게 방위비를 GDP의 5% 수준까지 올릴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방위비는 2022년 GDP 대비 1.0%에서 2023년 1.4%, 2024년 1.6%, 2025년 2.0%로 급증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1.8%로 편성된 예산을 2.0%까지 끌어올렸다. 교도통신은 “이번 분담금 협상에서 방위비 비율이 2%를 넘어설 수 있다”며,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이렇게까지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일본 내부에서도 “앞으로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문제는 똑같이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에도 이 구도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까지 우리 돈으로 해주겠다”고 나서면, 미국 입장에선 한국에도 “주한미군 기지 방호·지하화 비용을 더 부담하라”는 요구를 할 명분이 생긴다. 이미 한국은 평택·오산·군산 등 주요 기지를 현대화하면서 막대한 건설비를 부담해 왔는데, 일본처럼 ‘지하 벙커·분산 배치·EMP(전자기파) 대비 시설’까지 요구가 늘어날 경우 추가 방위비 인상 압박은 불가피하다. 결국 일본의 적극적인 “체크북 외교”가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에서도 새로운 기준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한국에겐 좋지 않은 시나리오다.
기지 지하화와 동시에, 일본은 자위대 간부 계급 명칭도 일반 군대식으로 바꾸는 자위대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1954년 자위대 창설 이후 처음 추진되는 변화로, 현재 별 네 개 최고 지휘관인 ‘막료장’은 ‘대장(大將)’, 그 아래 ‘장(將)’은 ‘중장’으로 바뀐다. 대령에 해당하는 1좌는 ‘대좌’, 2좌·3좌는 각각 ‘중좌’·‘소좌’, 1위는 ‘대위’로 변경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며, 부사관·병 계급은 그대로 둘 전망이다. 패전 후 ‘군대가 아니다’라는 이미지를 위해 일부러 숫자·일본식 호칭을 쓰던 자위대가, 국제 표준 군대 계급 체계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일본 안팎에서는 “헌법 9조를 해석으로 무력화한 데 이어, 이제는 형식상으로도 완전히 ‘전쟁 가능 국가’가 되려는 수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일미군 기지를 땅속 깊숙이 넣어 생존성을 높이고, 방위비를 GDP 2% 이상까지 올리며, 자위대 계급을 대장·중장·대좌로 바꾸는 일련의 조치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북·중·러의 미사일 위협이 실제로 고도화된 현실에서, 일본이 더 이상 “전후 평화국가” 프레임만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일본의 이런 선택이 주일미군·주한미군을 동시에 강화하는 레버리지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방위비·기지 현대화 협상에서 일본 변수를 반드시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