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 땅” 야스쿠니 신사에 현수막 걸었다가 긴급 체포당한 한국인
||2026.05.11
||2026.05.11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춘계 예대제가 진행되던 날, 60대 한국인 남성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가 일본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그는 현수막에 “대마도도 우리 땅”, “전쟁 범죄자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하라”는 문구까지 적어, 일본 우익과 신사 측이 가장 민감해하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들이밀었다.
사건이 벌어진 시점은 4월 22일 오전 11시쯤,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 의식이 한창이던 때였다. 신사 관계자들 설명에 따르면, 남성은 일왕을 대신해 공물을 봉납하러 온 ‘칙사’가 탄 차량이 지나가는 지점 앞에서 현수막을 펼치려 했다. 야스쿠니 예대제 기간, 일왕 칙사 방문은 일본 보수층에 상징성이 큰 행사라 이 지점을 택한 것 자체가 의도적인 ‘정면 항의 퍼포먼스’로 받아들여졌다.
신사 관계자가 즉시 남성을 제지해 인근 경찰에 넘겼고, 도쿄도 경찰은 그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한국에 거주하는 64세 박 모 씨로, 사건 이틀 전인 4월 20일 일본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혐의를 인정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침략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 명을 합사한 곳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함께 모셔져 있다. 그래서 한국·중국 등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일본 각 정권의 총리·각료 참배 때마다 외교 갈등이 반복돼 왔다. 마침 올해 춘계 예대제 기간에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공물 대금을 봉납해 한중 양국의 강한 반발을 샀고, 이 타이밍에 맞춰 한국인이 현장 항의를 선택한 셈이다.
NHK·산케이·요미우리 등 일본 매체들은 사건을 “예대제 업무를 방해한 한국인 남성 체포”라는 법적 프레임으로 보도했다. 특히 보수 성향 매체와 온라인 여론에서는 “종교 행사 방해” “외국인이 일본 전통 의식을 모독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반면 한국 언론과 SNS에서는 “독도·대마도 문제를 국제적으로 환기한 상징적 행동”이라는 평가와, “안전을 감수한 개인 행동이기에 무모하지만 의미 있다”는 반응이 함께 나왔다.
이번 사건은 독도·대마도·야스쿠니라는 세 가지 민감한 이슈가 한 번에 겹친 장면이었다. 일본이 최근 외교청서에서 다시 ‘독도 영유권’을 반복 주장한 직후라, 현수막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더 강하게 부각되기도 했다. 다만 일본 내에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업무방해’ 방식의 시위가 양국 여론을 더 강경하게 갈라놓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입장에선 독도 영유권·전범 신사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지만,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