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기지 사막에 숨겼다” 공습 명령 시 단숨에 폭격한다는 ‘이 나라’
||2026.05.11
||2026.05.11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 동안 이라크 서부 사막 한복판에 비밀 군사 기지를 짓고 운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기지는 이란 공습을 지원하기 위한 물류 거점이자 특수부대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 본토에서 이란까지는 직선거리로 1,600km 안팎이라, 장거리 공습을 지속하려면 중간 지점에 연료·탄약·구조 전력을 배치한 제3국 거점이 필요했던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비밀기지는 전쟁 발발 직전인 올해 2월 말, 이라크 서부 인구 밀도가 거의 없는 사막 지역에 조성됐다. 이곳에는 이스라엘 공군 작전을 뒷받침할 연료·탄약 등 군수 물자가 비축됐고, 전투기와 지원기들이 장거리 공습 전후에 들러 급유·재장전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갖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이란 상공에서 이스라엘·미군 전투기가 격추될 경우를 대비해, 조종사 탐색·구조(SAR) 임무를 맡을 특수부대가 상주하며 헬기·수송장비까지 함께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WSJ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 기지에 상주한 특수부대로 이란 인근에서의 조종사 구조 임무까지 상정했다. 실제로 지난달 이란 이스파한 인근에서 미 공군 F-15 전투기가 피격·추락했을 당시, 이스라엘 측은 사막 기지에 있는 구조 전력을 투입해 미 조종사 구조 임무를 돕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미군이 자체 구조 전력을 투입해 조종사를 회수하면서,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실전 투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격추 대비 구조부대 상주”라는 운용 개념 자체가, 이 기지가 단순 보급소가 아닌 완전한 전진작전기지였음을 보여준다.
이 비밀기지는 3월 초 현지 주민의 신고로 정체가 드러날 뻔했다. 사막에서 양을 치던 목동이 헬기 이착륙 등 평소와 다른 군사 활동을 목격하고 이라크 당국에 알리자, 이라크군이 장갑차를 동원해 해당 지역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이때 이스라엘군은 기지 방어를 명분으로 이라크군 차량을 공습했고, 그 과정에서 이라크 군인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정부는 즉각 반발하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기지 구축을 배후에서 지원한 것 아니냐”고 유엔에 항의했지만, WSJ는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기지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을 뿐, 건설·운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라크 서부 사막 지대는 인구 밀도가 극도로 낮고, 감시망을 피해 은밀한 군사 시설을 짓기에 적합한 지형으로 꼽힌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자국 영토에서 바로 이란까지 날아가는 것보다, 중간 기착지를 두는 편이 전투기 피로도·연료 운용·임무 지속 시간에서 훨씬 유리하다. 특히 이란 깊숙한 내륙 핵·미사일 시설을 여러 차례 연속 타격하려면, 공중급유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사막 기지 같은 전진 거점이 사실상 필수라는 분석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다만 제3국 영토를 동의 없이 사용하고, 해당 국가 군대와 실제 교전을 치렀다는 점에서 국제법·주권 침해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하욤·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미군을 장기 주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내놨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중동의 핵심 동맹이자, 이란·러시아·시리아 등 주요 적대 세력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작전 자유도가 높은 기지”로 보고 있다. 아랍권 다수 국가와 달리, 이스라엘 내 미군 기지는 의회·여론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방공·미사일 방어·정찰·특수작전 등에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운용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번 보도는 이스라엘이 단순히 자국 영토에서만 공습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중동 여러 국가에 흩어진 ‘전진기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입체적인 장거리 타격 체계를 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라크 서부 사막 기지는 규모·정확한 위치·운용 기간 등 세부 정보가 제한적으로 알려졌지만, 최소한 이란 공습을 지원하는 군수 허브이자 특수부대 전진기지로서 실제 작전에 동원됐다는 점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밀 기지를 사막에 숨겨 두고, 공습 명령이 떨어지면 곧바로 장거리 폭격과 구조 작전을 지원한다”는 식의 이스라엘식 전쟁 방식이 이번에 부분적으로 공개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