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공작원만 700명” 일본이 비밀리에 준비 중이라는 ‘이 정보국’
||2026.05.11
||2026.05.11
일본 정부가 이른바 ‘일본판 CIA’로 불리는 국가정보국을 이르면 올 7월 약 700명 규모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총리 직속 정보조직인 내각정보조사실을 격상·재편해 정보 수집·분석의 컨트롤타워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세운 ‘강한 일본’ 전략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관련 법안은 이미 중의원을 통과했고, 참의원 심의도 여야 대체로 찬성 기류라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내각정보조사실은 경찰청·방위성·공안조사청·외무성 등이 모은 정보를 취합해 총리에게 보고하는 역할에 그치며, 각 부처에 대한 지휘·조정 권한은 없다. 이 때문에 부처 간 경쟁으로 정보 공유를 꺼리거나, 반대로 같은 정보가 중복 보고되는 비효율이 지적돼 왔다. 국가정보국이 출범하면 이 조직을 중심으로 정보 수집·분석·우선순위 설정을 일원화하고, 각 부처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정보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된다.
초기 조직 규모는 내각정보조사실과 비슷한 약 700명으로 출범하지만, 향후 필요에 따라 인력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일본 전체 정보 관련 인력은 약 3만3,000명인데, 이 중 64%인 2만1,000명가량이 경찰 소속이라 “정보 권력이 경찰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국가정보국이 출범하면 경찰·자위대·외무성·공안조사청 등 각 부처에서 파견된 요원과 별도 채용 인력이 함께 편제돼, 대외 공작·정보분석·사이버·대중국 정보전 등을 담당하는 ‘특수 공작원 집단’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국가정보국에 민간 출신 경력자를 적극 채용해, 기존 관료 조직과 다른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 기관과의 정보 교환, 외국 정보 분석, SNS 상 허위 정보·심리전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어 능력과 인터넷·OSINT(공개정보 분석) 역량을 갖춘 인재를 노리고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보 분석이 필수라는 판단 아래, 데이터 사이언스·사이버 보안 등 기술 분야 인력도 별도로 뽑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내각정보조사실 수장인 내각정보관 자리는 줄곧 경찰청 출신이 독점해, 방위성·외무성·공안조사청 등 다른 기관의 불만이 컸다. 국가정보국이 설치되면 조직 수장 인선에서 경찰 편중을 완화하고, 외무·방위·민간 출신까지 폭넓게 기용하는 ‘탈(脫)경찰 중심’ 구조가 시도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일본 내 5개 축으로 흩어진 정보 기능(내각정보조사실, 공안조사청, 경찰 외사정보, 외무성 국제정보, 방위성 정보본부)을 국가정보국 중심으로 다시 짜는 ‘정보 권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정보국 출범은 일본의 장기 로드맵에서 1단계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여당은 2년 안에 해외 정보 수집·공작을 담당하는 별도 조직, 이른바 ‘대외정보청’(해외 정보기관) 설립까지 추진하기로 이미 합의해 둔 상태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안보·정보에서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구조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해외 HUMINT(인적 정보)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정보 보호에 취약해, 동맹국들조차 민감한 기밀 공유를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개편이 파이브 아이즈(미·영·호·캐·뉴질랜드)와의 정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일본은 살상무기 수출 제한을 완화하고, 미국·필리핀이 주도하는 ‘발리카탄’ 연합훈련에서 88식 지대함 유도탄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 역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필리핀과는 호위함 수출을 위한 실무 협의에 착수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병행 중이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특수 공작원만 수백 명’이 모이는 국가정보국은, 일본이 군사·정보 양면에서 중국·북한·러시아를 상대로 보다 적극적인 정보전·심리전을 펼치기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