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년째…길위에서 실종된 딸을 기다리고 있는 90살의 아버지
||2026.05.13
||2026.05.13
전북대학교 수의대생 이윤희 씨(실종 당시 28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2006년 6월 6일 새벽에 멈춰버린 시계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그사이 딸을 찾아 전국을 누비던 아버지는 어느덧 90세의 고령이 되었다.
전주 완산경찰서 앞과 전북대학교 교정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여전히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이윤희 씨의 아버지 이동세(90) 씨다. 아흔의 나이에도 그는 “이제 딸을 찾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매일같이 거리로 나선다.
이 씨는 지난 20년간 ‘이윤희를 아시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명함을 돌리며 딸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사투를 벌여왔다. 최근에는 대학 교정 곳곳에 사건의 전말을 담은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디지털 시대에 맞춘 자구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해에는 딸의 행방을 알리기 위해 거리에 세워둔 등신대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당시 수의대 동기였던 A씨로 밝혀졌으며, 이 과정에서 유가족과 당시 주변인들 사이의 깊은 갈등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사건은 2006년 6월 5일 밤, 전북대 인근 호프집에서 열린 수의대 종강 모임에서 시작됐다. 모임 도중이던 6일 새벽 1시 50분경, 이 씨는 동기 김 모 씨의 배웅을 받으며 자취방으로 귀가했다. 그것이 확인된 이 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귀가 직후인 새벽 2시 59분부터 1시간가량 이 씨의 컴퓨터에서 인터넷 접속 기록이 발견됐다. 검색어는 ‘112’와 ‘성추행’. 새벽 4시 21분 컴퓨터가 꺼진 후, 이 씨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실종 사흘 뒤, 방을 찾아온 친구들이 경찰의 허락 하에 방을 청소하면서 초기 현장 증거가 대거 유실되었다. 방 안에 있던 찻상과 망치가 사라졌고, 베란다 창틀에서는 낯선 담배꽁초가 발견되는 등 의문점이 산더미처럼 쌓였으나 범인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아버지는 여전히 당시 수사 당국에 대한 강한 불신과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실종 직후 이 씨의 컴퓨터에서 특정 기간의 데이터가 삭제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시 담당 경찰관들을 고소하는 등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딸이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단 한마디만이라도 듣고 싶다”는 아버지의 외침은 20년째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남아 있다.
장기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전북대 수의대생 실종 사건’은 2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무거운 숙제를 던지고 있다. 90세 아버지는 오늘도 딸의 사진이 담긴 피켓을 고쳐 잡으며, 기적 같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