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 보러 한국 찾는다" 태국인들이 한국 오면 꼭 사간다는 한국의 발효식품
||2026.05.15
||2026.05.15

태국은 젓갈과 발효 생선 소스 문화가 발달한 나라입니다. 남플라(생선 소스), 카피(발효 새우 페이스트)처럼 강한 발효 향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태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사간다는 발효 식품이 있습니다. 한국 전통 간장, 그중에서도 씨간장이 담긴 재래식 조선간장입니다. 태국 현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감칠맛과, 발효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깊은 풍미가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맛의 배경에는 건강 효능이 있습니다.

한국 전통 조선간장이 일반 양조간장과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발효 방식에 있습니다. 조선간장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자연 발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콩 단백질이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로 분해되어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이 풍부하게 생성됩니다. 공장에서 단기간에 제조하는 양조간장도 감칠맛이 있지만, 전통 발효 방식과는 균주 구성과 발효 산물이 다릅니다. 조선간장에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를 비롯한 다양한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항균 펩타이드, 항산화 성분, 소화 효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효 기간이 길수록 이 성분들의 밀도가 높아집니다.

조선간장의 대표적인 건강 효능은 항산화 작용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멜라노이딘과 아미노산 유래 항산화 물질이 체내 활성산소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콩 단백질이 발효로 분해된 소형 펩타이드 중 일부는 혈압을 낮추는 ACE 억제제(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 유사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선간장의 규칙적인 섭취가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또한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이소플라본 아글리콘이 혈관 내피를 보호하고 LDL 산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된장과 유사한 원리이지만, 간장 형태로 매일 소량씩 꾸준히 섭취한다는 점에서 지속성이 높습니다.

조선간장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성분은 갈변 반응의 산물인 멜라노이딘입니다. 멜라노이딘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자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을 합니다. 오래 숙성된 간장일수록 색이 진하고 멜라노이딘 함량이 높습니다. 태국인들이 한국 조선간장을 구입해 가는 이유 중 하나도 수십 년 묵은 씨간장에서 나오는 이 깊고 복잡한 맛과 향 때문입니다. 그 맛의 깊이는 발효와 숙성이 만들어낸 화학적 복잡성의 결과입니다.

재래식 조선간장을 고르실 때는 원재료에 '대두, 소금, 물'만 표기된 것을 선택하세요. 캐러멜 색소, 액상과당, 화학 조미료가 추가된 것은 전통 발효 조선간장이 아닙니다. 숙성 기간이 표기된 제품이라면 1년 이상, 가능하면 3년 이상 숙성된 것이 발효 산물의 밀도가 높습니다. 조선간장은 양조간장에 비해 짠맛이 강하고 색이 연한 것이 특징입니다. 국이나 찌개에 넣거나, 나물 무침의 밑간으로 소량 사용하면 화학 조미료 없이도 깊은 감칠맛을 낼 수 있습니다.

조선간장도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입니다. 고혈압이 있으신 분은 하루 사용량을 조절하시고, 물을 충분히 드시면서 칼륨이 풍부한 채소와 함께 드시면 나트륨 배출을 돕습니다. 태국인들이 맛을 보러 한국에 온다고 할 만큼, 조선간장의 발효 풍미는 단순한 짠맛을 넘어섭니다. 우리 냉장고 안에 이미 있는 것이 외국인들이 비행기 표를 끊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