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직업 캐묻고 "냄새 나나요? 야근 하나요?"…초등생 대상 설문지 ‘시끌’
||2026.05.17
||2026.05.17
중국의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에게 부모의 직업 환경과 근무 형태를 세세하게 묻는 설문지를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사실상 가정환경 조사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 종란뉴스에 따르면 후베이성 톈먼시에 있는 화타이 초등학교는 지난 5월 학생들에게 '부모 직업 관찰 목록' 설문지를 나눠줬다.
이번 설문은 노동절 연휴 기간 교육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부모의 노고를 이해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설문에는 부모의 근무 환경과 업무 형태를 묻는 문항이 다수 포함됐다. 질문 항목은 근무 환경, 근무 시간, 업무 내용, 직업 만족도, 업무상 어려움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특히 "부모님의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덥나요? 시끄럽나요? 냄새가 나나요?"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앉거나 서서 일하나요?" "야근을 하나요?" 같은 질문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밖에도 "부모님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일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무엇이 성취감을 주나요?" 등의 문항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설문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학교가 학생을 통해 학부모의 직업과 가정 배경 정보를 우회적으로 수집하려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하루 동안 부모의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부모의 헌신과 노고를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가 설문 내용을 확인한 뒤 제출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며 "부모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판 여론은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는 "가정환경 조사 아니냐" "아이를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 같다" "학교가 어디까지 개입하려는 것이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결국 현지 교육당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톈먼시 교육국 관계자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만큼 관련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학교들이 교육 활동을 진행할 때 사회적 영향과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교육부는 지난 2022년 초·중등학교가 학부모 직업이나 소득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