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범’ 이춘재 대신 20년간 옥살이한 피해자의 충격 근황
||2026.05.18
||2026.05.18
최근 ENA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허수아비’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높은 화제성과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허수아비’는 실제 진범이 밝혀진 이후 처음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범죄의 잔혹성 자체보다는 사건이 남긴 사회적 비극과 평범한 이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깊이 있게 조명하며 ‘TV판 살인의 추억’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의 흥행과 맞물려, 과거 이춘재의 범행을 대신 뒤집어쓰고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실제 피해자의 사연과 국가 배상 일화가 다시 한번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화의 배경이 된 사건은 1988년 9월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인근에 살던 윤성여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가 불편했던 윤 씨는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와 고문, 잠 안 재우기 등의 가혹행위를 이기지 못하고 허위 자백을 했다.
결국 윤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과 3심에서 경찰의 가혹행위로 인한 허위 자백이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씨는 20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한 끝에 2009년 감형되어 모범수로 가석방되었다. 영구 미제로 남을 뻔했던 이 사건은 2019년 진범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면서 30여 년 만에 진실이 규명되었다.
진범의 자백 이후 재심을 청구한 윤성여 씨는 2020년 12월 법원으로부터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한 보상 및 배상 절차가 진행되었다.
윤 씨에게 지급된 금액은 크게 ‘형사보상금’과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금’으로 나뉜다.
우선 무죄 선고 직후 법원은 국가가 윤 씨에게 지급할 형사보상금을 약 25억 1,000만 원으로 확정했다. 형사보상은 구금 일수에 당시 최저임금 등을 고려해 산정된다.
이어 윤 씨와 그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국가의 불법 수사와 인권침해 책임을 인정하며 위자료 총액을 40억 원으로 산정했다. 2022년 11월 서울중앙지법은 법원이 산정한 전체 위자료 40억 원 중 이미 지급된 형사보상금 25억여 원을 공제한 최종 배상금으로 18억 7,000만 원을 국가가 추가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윤 씨는 형사보상금과 추가 배상금을 합쳐 총 4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수령하게 되었다.
드라마 ‘허수아비’는 실제 사건 속 경찰들이 범인을 압박하기 위해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는 문구를 써 붙여 논밭에 세워두었던 허수아비 일화에서 제목을 착안했다. 작품은 단순한 범인 찾기라는 오락적 재미를 넘어, 공권력의 폭력과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한 인간의 인생과 주변인들의 삶이 어떻게 철저히 파괴되었는지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던 피해자의 삶은 그 어떤 금액으로도 온전히 보상받을 수 없다. 드라마 ‘허수아비’의 인기는 자극적인 범죄 수사극을 넘어, 과거의 부조리한 역사와 억울한 희생자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반성적 성찰과 애도의 마음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