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웅이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의 장례식 상주를 자처한 이유
||2026.05.20
||2026.05.20
지난 2019년 2월, 서울 세종대로에서는 1938년 선포된 일제의 국가 총동원령에 의해 강제 징용되었다가 타향만리 일본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조선인들의 유골 봉환 행진이 거행됐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이날 행사에 배우 박성웅이 머리를 정갈하게 빗어 넘긴 검은 양복 차림으로 참석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그는 유가족이 끝내 확인되지 않아 쓸쓸히 돌아온 무연고 희생자들의 상주를 직접 자처하며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눈이라도 마주치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매서운 인상과 이른바 ‘건달’ 같은 강렬한 외모로 대중에게 각인된 박성웅이지만, 이날만큼은 외모와 상반되는 따뜻한 속마음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생면부지의 징용 피해자들을 위해 기꺼이 상주로 나서 구슬픈 상여 소리에 맞춰 묵묵히 행진을 이끌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박성웅의 이러한 행보는 당시 강제 징용의 비극을 리얼하게 다루어 대중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영화 ‘군함도’ 속 참상처럼, 가슴 아픈 우리 역사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소 역사의식에 깊은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주최 측으로부터 행사 취지를 전해 듣자마자 “정부와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아무런 조건 없이 자발적인 재능기부 형태로 동참을 결정했다.
타향에서 외롭게 숨진 선조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한 온전한 진심이 스크린 밖 실제 추모 행보로 이어진 것이다. 모든 봉환식 일정이 끝난 뒤 박성웅은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어서 뿌듯했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조국으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 멀었지만, 지금이라도 편히 눈을 감으시길 바란다”며 기나긴 세월을 돌고 돌아 마침내 고향을 찾은 희생자들의 평안을 진심으로 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