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구걸하러 오던 거지 소녀향해 “오지마” 거절…’일파만파’
||2026.05.21
||2026.05.21
지상파 최초로 법륜스님이 정규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 이끌이로 나선 SBS ‘법륜로드 : 스님과 손님’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깨달음과 사회적 논쟁거리를 동시에 던졌다.
지난 19일 방송된 1회에서는 법륜스님의 초대로 인도를 찾은 노홍철, 이상윤, 이주빈, 이기택 등의 여정이 시작됐다. 늦은 새벽 인도의 대표적 도시 콜카타에 도착한 출연진은 화려한 5성급 호텔과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길거리에 누워 잠든 수많은 노숙인이 공존하는 극명한 빈부격차의 풍경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은 다음 날 아침, 출연진이 인도 현지의 골목 시장을 걷으며 길거리 음식인 ‘짜이’를 맛보던 중 발생했다. 한 어린 인도 소녀가 출연진과 제작진을 향해 다가와 손을 내밀며, 입으로 손을 가져가는 전형적인 구걸 동작을 취했다.
순간 현장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출연자 이주빈이 소녀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하던 그 순간, 근처의 인도 현지 상인들이 “하지 마”, “안 돼”라며 소녀를 가로막았다. 이때 법륜스님 역시 소녀를 향해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단호한 손짓을 보냈다. 먹을 것이나 돈을 쥐여주는 대신, 아이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이후 여정을 이어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한 출연진은 당시 느꼈던 복잡한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노홍철은 “꼬마가 와서 손을 내밀었을 때 주변 분들이 제지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불편할까 봐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교육적인 목적이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며 운을 뗐다. 이주빈 역시 “뭐라도 쥐여주고 싶었는데 스님이 제지하시니 아이가 오지 않더라”며 “눈을 마주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마음이 무거웠고 울컥하는 감정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출연진의 의문에 대해 법륜스님은 오랫동안 인도를 오가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묵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법륜스님은 “구걸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나 역시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괴로운 일”이라며 “처음에는 나도 돈을 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법륜스님은 빈곤의 구조적 모순을 꿰뚫는 자각의 순간을 공유했다. 스님은 “인도의 아주 깊은 시골 지역에 가보면 아무리 가난해도 외지인에게 손을 벌리는 아이들이 없다”라며 “그 모습을 보면서 깨달은 것은, 사람이 가난해서 거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하게 돈을 주기 때문에 거지가 된다는 사실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순간적인 동정심으로 건네는 돈이 아이들에게 구걸을 가장 쉽고 유일한 생존 방식으로 학습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아이들을 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묶어두는 역효과를 낳는다는 지적이다. 순간의 감정에 이끌린 시선이 아닌, 아이들의 미래와 자립을 고려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제지였던 셈이다.
스님의 설명을 들은 이주빈은 깊은 자성의 태도를 보였다. 이주빈은 인터뷰를 통해 “그 친구에게는 달라고 손을 내미는 행위가 생존일 수도, 습관일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내 감정을 이입해 불쌍하게만 바라봤던 것 같다”며 “어쩌면 자비나 동정도 내 만족을 위한 행동이었을 수 있고, 무언가를 주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나의 욕심일 수 있겠다는 자각을 했다”고 전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법륜스님의 행동과 발언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불교의 기본 교리가 자비와 보시인데, 눈앞의 굶주린 아이를 외면하는 행동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작은 동정의 손길이 그 아이와 가족에게는 당장의 하루를 버틸 생명줄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불교 고유의 탁발 문화를 언급하며 스님의 단호한 태도가 다소 이질적이었다는 반응도 존재했다.
반면 법륜스님의 소신에 깊이 공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들은 “동남아나 인도 등 빈곤 지역을 여행할 때 아이들에게 절대 돈을 주지 말라는 것이 정설이다. 돈을 주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대신 거리로 나와 평생 구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단순한 온정이 아니라 진정한 구제를 고민하는 종교인으로서의 깊은 통찰이 돋보인 장면”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법륜스님은 방송 말미에 “이곳 인도는 빈부와 대립, 갈등이 한데 어우러져 공존하는 곳”이라며 “젊은이들이 이러한 현실을 직접 보고 살피며 스스로 어떤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수행”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여행지의 풍경을 담는 예능을 넘어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가치를 성찰하게 만드는 ‘법륜로드’는 매주 화요일 밤 9시 SBS에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