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없던 ‘러브버그’… ‘K-생태계’ 무서운 반격 시작
||2026.05.24
||2026.05.24
매년 여름 도심을 점령하며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던 외래종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유전자 분석 결과, 이들은 중국 산둥반도 개체군과 유전적으로 가장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물류 선박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멸이 어려웠던 이유는 이들의 독특한 생존 기제에 있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유입된 러브버그는 다수의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를 지니고 있어 일반적인 화학 방역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게다가 체액이 산성이라 특유의 시큼한 맛이 나기 때문에 새나 도마뱀, 거미 등 천적들이 포식을 기피하는 생물학적 특성까지 갖췄다.
하지만 두 가지 근거로 인해 러브버그 퇴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첫째는 한국 토종 생태계의 ‘학습’과 반격이다. 과거 생태계를 교란하던 황소개구리는 ‘가물치’에게, 꽃매미는 토종 기생 벌인 ‘꽃매미벼룩좀벌’에게 알이 초토화되며 제압됐다.
토종 포식자들이 낯선 외래종을 먹이로 인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적응을 마치면 폭발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는 생태계 법칙이 작용한다.
둘째는 과학적인 미생물 방제약의 등장이다. 당국은 파리류 유충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인체와 타 동식물에는 무해한 ‘BTI(바실러스 투링기엔시스 이스라엘렌시스)’ 미생물 방제제를 도입했다.
실내 실험 결과 유충 살충률이 98%에 달했으며, 현재 인천 계양산과 서울 은평구 등 주요 발생지를 중심으로 실증 방역이 진행 중이다. 현장 효과가 완전히 입증되면 전국적인 대대적 방제에 나설 계획이다.
한때 무적이라 불리던 외래종들이 결국 K-생태계의 자연 법칙과 과학 앞에 무릎을 꿇었듯, 러브버그 역시 동일한 운명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던 불청객의 비행이 친환경 방제를 통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