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원 사기쳤는데…10년 넘게 잡히지 않은 부부사기단의 모습
||2026.05.30
||2026.05.30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를 무대로 발생한 28억 원대 ‘백화점·주유 상품권 사기 사건’의 피의자 김학락·황정아 부부가 공개수배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특히 이들 부부의 잠적으로 인해 당시 6세였던 자녀 역시 장기 미취학 및 실종 상태에 놓여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충북 청주청남경찰서(현 청원경찰서 등 개편)에 따르면, 피의자 김학락(사건 당시 34세)과 황정아(사건 당시 34세·여) 부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 등에서 SK상품권 및 백화점 상품권을 시중가보다 7~2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초기에는 5만 원권 상품권을 4만 원에, 10만 원권 상품권을 9만 3,000원에 실제로 배송해주며 신뢰를 쌓았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돌려막기)’ 수법이었다. 나중에 입금한 구매자들의 돈으로 앞선 구매자들의 상품권을 구입해 보내주는 방식을 취했던 것이다. 이들은 거래 규모가 커지자 구매 희망자들에게 “이번이 마지막 판매”라며 대량 구매를 유도했고, 도매업자를 포함한 피해자 40여 명으로부터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3억 4,000만 원에 이르는 목돈을 송금받은 뒤 28억여 원을 챙겨 그대로 잠적했다.
피해자들의 진정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추적에 나섰으나, 부부는 이미 치밀하게 도주 계획을 세우고 자취를 감춘 뒤였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전국의 수사력을 동원하기 위해 전단지를 배포하고 A급 지명수배 및 공개수배로 전환했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부터 사기를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뒤 일가족이 함께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거주지 및 연고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추적 조사를 벌여왔으나 현재까지 생사나 뚜렷한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수년 뒤 교육당국의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비극으로 드러났다. 부부가 잠적할 당시 동반했던 2008년생 딸 김 모 양(당시 6세)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되었음에도 학교에 나타나지 않아 행방불명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사기 범죄를 저지른 부부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도피 생활을 이어가면서, 자녀 역시 정상적인 교육과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유령 청소년으로 자랐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단순 사기 사건을 넘어 아동 방임 및 실종 사건으로 확산되어 사회적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의 허점을 악용한 역대급 상품권 사기 행각을 벌인 김학락·황정아 부부와 그들의 자녀는 여전히 수사기관의 추적 리스트에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