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연예인이 돌연 임신 및 결혼 발표…연예계 역사상 최악의 팬미팅 발생
||2026.06.11
||2026.06.11
일본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결코 입에 올려선 안 될 전설적인 사건이 하나 있다. 가장 행복해야 할 팬미팅이 하루아침에 지옥으로 변해버린, 이른바 ‘역대 최악의 버스투어’ 사건이다.
십수 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이날의 행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이한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과연 2007년 7월 7일, 그날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비극의 주인공은 인기 그룹 ‘모닝구무스메’ 출신 이이다 카오리다.
칠석을 기념해 1만 9천 엔(당시 한화 약 15만 원)이라는 고액의 참가비로 당일치기 버스투어가 기획됐다. 하지만 출발 단 하루 전날, 이이다의 속도위반 임신 및 결혼 소식이 전격 발표되며 파국이 시작됐다.
취소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팬들은 환불조차 받지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현장의 참상은 멍든 가슴을 더욱 후벼 팠다.
메인 이벤트인 바비큐 파티의 식단은 처참했다. 1인당 고기 한 점과 소시지 한 개가 전부였고, 음료는 8명당 1.5리터 우롱차 한 병이 주어졌다.
디저트인 바나나는 테이블당 몇 개를 눈치껏 나눠 먹어야 했다. 심지어 부족한 식사에 바나나를 하나 더 집으려던 팬에게 스태프가 “인간으로서 실격이다”라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일화는 지금까지도 뼈아픈 촌극으로 회자된다.
폭염 속 방치도 가혹했다. 야외 미로 코스에서 임신 중인 이이다는 휴식을 취했고, 팬들만 한여름 뙤약볕 아래 남겨졌다. 무더위 속에 길을 헤매다 구토와 탈진 증세를 보이는 이도 속출했다.
이어진 축하 인사 시간에 팬들은 가이드의 억지스러운 유도에 맞춰 눈물을 흘리며 “결혼 축하해”를 외쳐야 했다.
심지어 행사는 미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팬들을 뒤로한 채 버스를 타고 주변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쫓기듯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비극은 뜻밖의 결말을 맞았다. 깊은 상처를 공유한 팬들이 매년 칠석 무렵 사건 장소에 다시 모여 제대로 된 푸짐한 바비큐 파티를 열기 시작한 것이다.
기획사의 부실한 운영과 엇갈린 타이밍이 남긴 흑역사를 팬들 스스로 유쾌한 연대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상처를 축제로 바꾼 이들의 기막힌 ‘역전 문화’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숙한 팬덤의 상징으로 빛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