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분유 줄 테니 성관계"…미성년 난민 성착취 드러난 국경없는의사회
||2026.06.19
||2026.06.19
국제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 직원들이 수단 내전을 피해 차드 난민캠프로 이동한 여성과 미성년 난민들을 상대로 성 착취와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MSF는 관련 비위 의혹을 인정하고 직원 18명을 해고했다.
16일(현지시간) B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MSF는 차드 동부 난민캠프에서 제기된 성 착취 의혹을 조사한 결과 총 59건의 비위 사례를 확인했다. 조사 범위에는 성희롱과 성 착취, 성적 학대 등이 포함됐다.
MSF는 "이 가운데 일부는 조사로 사실로 드러났으나, 피해자나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라고 밝혔다.
내부 보고서에는 직원들이 식량과 물, 분유 등 구호 물자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여성 난민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고용 기회를 미끼로 성적 착취를 저지른 사례가 담겼다. 일부 사례는 반복적으로 발생해 조직적 성매매 또는 인신매매에 해당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고서에는 난민 소녀 7명이 급수·건설 현장으로 이동한다는 설명을 듣고 MSF 차량에 탑승했지만 다른 장소로 옮겨져 성적 학대와 성관계 요구에 노출된 정황도 포함됐다.
난민캠프 내 특정 지역에서는 직원들이 어린 소녀들을 찾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지역 지도자들이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통행 제한 조치를 시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피해는 난민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일부 차드 국적 여성 직원들은 상사나 동료와의 성관계를 거부할 경우 해고될 수 있다는 압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MSF는 지난해 말 제기된 의혹을 계기로 수개월간 조사를 진행했다. AP통신이 입수한 지난해 7월 작성 내부 보고서를 보도한 뒤 MSF도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MSF는 해당 보고서를 "어디서 시스템이 무너졌는지를 솔직하게 분석한 내부 자료"라고 설명했다.
라우라 라이저 MSF 국제 사무총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MSF의 가치와 책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한 심정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피해자 상당수가 구호 지원 중단을 우려해 신고를 하지 못했고, 문제 제기 권리를 알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신고가 접수된 뒤에도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MSF는 긴급 인력 수급 과정에서 신원 조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거 비위 전력자가 채용됐으며, 예방 교육 역시 높은 이직률로 인해 효과가 지속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1년 콩고 에볼라 사태와 2002년 서아프리카 구호 현장 성 착취 사건 이후 제기된 개선 권고가 충분한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현재 MSF는 확인된 피해자들에게 심리·의료 지원과 법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고된 18명은 국제 직원과 현지 직원, 외부 계약자 등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재고용 금지 명단에 포함됐다.
한편 수단에서는 2023년 4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은 1100만명 이상이 거주지를 떠났으며 이 가운데 약 100만명이 차드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했다. 차드에서 1981년부터 활동해 온 MSF는 동부 난민캠프 최대 규모 구호단체 중 하나로 현지 직원 872명과 국제 직원 81명이 근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