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운동시켰다가 "아파트 두 채 값 들여 키운 애" 고소 당해⋯체육교사는 결국 ‘유산’
||2026.06.20
||2026.06.20
학생들과 운동장 수업을 진행한 뒤 학부모 민원과 고소에 시달린 중학교 체육교사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 끝에 유산한 사연이 알려졌다.
19일 SBS에 따르면 경남 김해의 한 중학교 체육교사 A씨는 지난해 6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육 수업을 진행한 뒤 학부모 측의 지속적인 항의를 받았다.
논란은 수업 말미 학생들과 함께 스쾃 운동을 한 이후 시작됐다. 며칠 뒤 한 학생의 할머니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OO를 학교 운동장에다가 이 폭염 속에 애를 세워 놓고…. 우리 애가 소양인 체질이라 물을 잘 안 마신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A씨는 특정 학생을 따로 세워둔 적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항의는 이어졌다. 해당 학부모 측은 "원어민 영어고 골프고 다 시켜서 돈을 아파트 두 채 값을 넘게 들여 그렇게 키운 애를 갖다가. 선생님이 호락호락하게 아무렇게나 대할 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학생의 아버지까지 학교를 찾아왔다. 그는 "우리 엄마는 (교사가) 싸가지 없다고 이렇다던데 너무 싸가지 없던데. 어머니한테 '저도 귀하게 자랐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던데 맞습니까? 맞습니까?"고 따졌다.
학부모 측은 A씨가 학생의 귀를 잡아당기고 이른바 '투명 의자' 자세를 시키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수사 결과 A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민원과 법적 대응은 계속됐고, A씨는 불면증과 불안 증세를 겪었다. 결국 임신 중이던 아이를 유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극단적인 시도를 하면서 남편이 옆에서 잡아줘서 겨우 참고. 어차피 이렇게 죽으려고까지 했던 그런 마음을 좀 돌려서 이 부분을 공론화 시키고 더 이상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피해가 없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에 사안을 접수했다. 위원회는 학부모의 교육활동 침해를 인정하고 특별교육 이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특별교육은 강제성이 없어 실제로 진행되지 못했다. 학부모는 오히려 A씨를 상대로 무고와 모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학부모 측은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추가 고소 사건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전했다.
김지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지금 빨리 이것을 중단시켜 주지 않으면 학교는 정말로 교육하기 힘든, 교육이 불가능한 그런 공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