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예계서 처음 있는 일…軍 전역을 거부한 유명 연예인 ‘팬들 오열’
||2026.06.26
||2026.06.26
199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1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 클릭비(Click-B)의 메인보컬 오종혁.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는 입대 시기가 다가오자 남다른 결단을 내렸다. 평소 동경하던 대한민국 해병대, 그중에서도 가장 강인한 이들이 모인다는 ‘해병대 수색대’에 자원입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러나 그의 군 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2011년 4월, 오종혁은 해병대 1140기로 입대했다. 당당히 수색대에 지원했으나 뜻밖의 난관에 봉착했다. 고등학교 시절 연예계 활동으로 인해 출석일수가 부족했던 점이 문제가 되어 수색대 선발 과정에서 탈락한 것이다. 결국 그는 체격 조건과 연예계 경력을 고려해 해병대 군악대로 차출되어 군 복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군악대 복무 중에도 그의 시선은 언제나 수색대를 향해 있었다. 오종혁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해병대사령관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수색대로 전출시켜 달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사령관은 “해병대 수색교육을 무사히 수료한다면 전출을 고려해 보겠다”는 약속을 건넸다.
오종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옥으로 불리는 수색교육에 뛰어들어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약속을 했던 해병대사령관이 교체되면서 전출 계획은 다시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낙담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오종혁은 신임 사령관에게 다시 한번 탄원서를 제출하며 끈질기게 문을 두드렸고, 결국 입대 후 약 1년 만에 그토록 바라던 해병대 제1사단 수색대대로의 전출 승인을 받아냈다.
뒤늦게 합류한 수색대였기에 오종혁은 동료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몇 배로 엄격하게 자신을 채찍질했다. 연예인 출신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던 이들의 시선도 그의 압도적인 기량 앞에 금세 사그라들었다.
오종혁은 수색대 내 체력 평가의 꽃이라 불리는 무장구보에서 당당히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사격 실력으로 ‘특등사수’ 휘장을 가슴에 달며 완벽한 전투원으로서의 면모를 입증했다. 다만, 영하를 넘나드는 혹독한 기후 속에서 고강도 함성과 훈련을 반복한 탓에 목소리가 심하게 변해, 주변 동료들이 오히려 “가수가 본업인데 전역 후 노래를 못 하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그의 목을 걱정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오종혁이 대중에게 ‘진짜 군인’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결정적인 계기는 군 생활의 마침표를 찍기 직전에 일어났다. 원래 그의 전역 예정일은 2013년 1월 18일이었다. 하지만 전역을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에 수색대의 가장 중요하고 혹독한 훈련인 ‘설한지 훈련(동계 천리행군 및 설상 작전 훈련)’ 일정이 잡혔다.
일반적인 장병이라면 훈련을 생략하고 이른바 ‘말년 휴가’를 나가 전역을 준비하는 시기였지만, 오종혁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수색대원으로서 모든 정규 훈련을 완수하고 당당하게 문을 나서고 싶다며 부대에 전역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오종혁은 전역일을 무려 35일이나 미룬 2013년 2월 22일에 군 복무를 마쳤다. 포항 리커버리 훈련장과 평창 산악훈련장에서 진행된 설한지 훈련을 후임들과 함께 완벽하게 소화해 낸 직후였다.
훗날 오종혁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의 결정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수색대에 가고 싶어 1년을 돌아서 겨우 들어왔는데, 수색대의 가장 큰 훈련인 동계 훈련을 받지 않고 나간다면 평생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해병으로 남고 싶었기에 선택한 일이었고, 지금도 그 결정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아이돌 가수의 화려함을 내려놓고 가장 가혹한 곳에서 자신을 증명해 낸 오종혁의 서사는, 단순한 병역 이행을 넘어 대한민국 군 역사와 대중문화계에 진정한 귀감이 되는 복무 사례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