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더 이상 ‘독일의 상징’ 아니다, 대주주인 나라가 하필…
||2026.07.19
||2026.07.19
독일 자동차 공학의 결정체이자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가 심각한 ‘중국화’ 논란에 휩싸였다. 단순히 시장 의존도가 높은 수준을 넘어, 기업의 주인 격인 지배 주주 자리를 중국 자본이 장악하면서 ‘독일 명차’라는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최대 주주는 지분 9.98%를 보유한 중국 국영 기업 베이징자동차(BAIC)다. 여기에 민간 기업인 지리자동차 그룹의 리슈푸 회장이 확보한 9.69%를 합치면 중국 자본의 총지분율은 약 20%에 육박한다.
쿠웨이트 투자청이나 블랙록 등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잘게 쪼개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이 경영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중국 자본의 침투 과정은 ‘기습적’이었다. 2018년 지리자동차는 독일 증권거래법의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파생상품인 ‘칼라 전략’을 동원, 벤츠와 독일 정부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이후 베이징자동차가 최대 주주 지위를 탈환하며 세를 불렸다. 독일 정부는 뒤늦게 외국인 투자법을 개정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벤츠가 중국에 포획된 배경에는 압도적인 시장 규모가 있다. 2023년 기준 벤츠는 중국에서만 73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이는 본진인 유럽 전체 판매량(63만 대)을 앞지르고 북미 시장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S클래스와 마이바흐의 최대 소비처가 중국이라는 점은 벤츠가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실제로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CEO는 “중국과의 결별(디커플링)은 비현실적”이라며 협력 강화를 공언했다. 최근 벤츠는 중국 기업과 자율주행 및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술 유출 및 데이터 보안 문제로 이어진다. 중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벤츠의 데이터가 중국 정부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서구 사회가 중국 기업을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만 바라본 것이 패착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기업은 공산당의 경제 목표를 수행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기술의 벤츠’가 중국 자본의 방패막이가 된 지금, 삼각별의 광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은 단순한 질투를 넘어선 뼈아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