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걸린 손주 위해…75살에 뷰티 인플루언서가 된 할아버지
||2026.08.01
||2026.08.01
중국에서 희귀병에 걸린 어린 손자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일 밤 얼굴에 색조 화장을 올리는 70대 할아버지의 사연이 전 세계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손자는 생후 6개월 무렵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돼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 유전질환인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SMA)’ 진단을 받았다.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당시 의료진은 아이가 18개월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외동딸이 정신적으로 무너지자 할아버지는 “딸이 무너지면 가족 모두가 무너진다”며 손자의 전방위적 돌봄을 결심했다.
할아버지는 병원 재활의학과를 찾아가 다른 환자의 가족인 척 어깨너머로 마사지 기술을 배웠고, 지금까지 매일 손자의 근육을 마사지하고 있다.
자신이 아플 때도 감염을 막으려 마스크를 겹쳐 쓰며 일과를 거르지 않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의료비였다.
2019년 중국에서 승인된 치료제는 주사 한 번에 약 70만 위안(약 1억 5800만 원)으로, 매년 두 차례씩 평생 투약해야 해 연간 약 3억 원이 필요했다.
할아버지는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 친척들에게 돈을 빌려 가며 버텼다. 다행히 2021년부터 해당 약물이 중국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서 회당 비용이 낮아졌다.
비용이 3만 3000위안(약 745만 원) 수준으로 줄었으나, 이 역시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라이브 방송을 하는 딸의 수입만으로는 감당하기에 버거운 금액이었다.
이에 할아버지는 75세의 나이에 ‘뷰티 인플루언서’라는 뜻밖의 도전에 나섰다. 고령의 남성을 써줄 제조사는 없었기에 딸이 사비로 사 온 화장품을 들고 방송을 시작했다.
평생 화장을 해본 적 없던 그는 직접 뷰티숍을 찾아가 화장법을 배웠고, 생소한 전문 용어는 녹음기를 켜고 돌아와 반복 학습을 거듭했다.
할아버지는 매일 밤 4시간씩,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방송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의 아내 역시 할아버지의 곁을 밤새 지킨다.
화면 앞에서 서툰 손짓으로 아이라인을 그리고, 팔뚝에 립스틱을 색상별로 발라가며 시청자들과 소통한다.
초창기에는 일부 누리꾼의 악플과 자책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할아버지의 눈물겨운 사투가 알려지면서 현재는 수많은 이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딸은 “아버지는 언제나 슈퍼맨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가족들의 지극정성 덕분에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손자는 어느덧 아홉 살이 되어 상태가 좋은 날에는 학교에 다닐 정도로 호전됐다.
노래를 좋아해 매일 온라인으로 노래를 배우는 손자가 대학 진학의 꿈을 밝히자, 할아버지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언제나 응원하겠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외손자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편견을 깨고 세상 앞에 선 할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