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집에서도 총 연습” 김혜준, ‘킬러들의 쇼핑몰2’로 보여준 맹수의 얼굴
||2026.08.13
||2026.08.13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2’가 마지막 회를 공개하며 지안의 긴 여정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1에서 갑작스럽게 킬러들의 세계에 던져진 평범한 소녀였다면, 시즌2의 지안은 더 이상 도망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스스로 총을 들고 판단하며 자신의 세계를 선택한다. 그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겪은 배우가 김혜준이다.
김혜준은 1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지안이를 보내줄 시간이라서 아쉽다. 촬영했던 시간이 그립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복잡하게 든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혜준에게 시즌2는 평범한 후속작은 아니었다. 시즌1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면, 이번에는 지안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야 했다. 액션의 규모가 커진 만큼 감정의 밀도도 높아졌다.
“시즌2에서는 깊이감이 더 커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1에서는 무에타이 같은 맨몸 액션을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총기 액션이 많았다. 총을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 소품을 집에 가져가서도 연습했다. 꺼내는 순간부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손놀림을 익혔다.”
지안의 액션에서 김혜준이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속도였다. 시즌1의 지안은 총을 쏘기까지 수없이 망설인다. 하지만 시즌2의 지안은 다르다. 고민보다 행동이 앞선다.
“시즌1에서는 쏠까 말까 오래 고민한다. 시즌2에서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을 꺼내고 명중시키는 지안을 보여주고 싶었다. 단호함과 속도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지안의 성장기를 전투력의 상승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다. 김혜준이 발견한 가장 큰 변화는 받아들임이었다. 살아남는 것을 넘어 자신이 어떤 세계에 속해 있는지를 인정하는 과정이다.
“시즌1에서는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중요했다면 시즌2에서는 혼자만 살아남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려고 한다. 무엇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큰 변화였다. 삼촌의 조카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집중했다.”
지안의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 역시 김혜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어느 순간 폭발하는 인물인 만큼 계산된 연기보다 상대 배우의 눈을 바라보며 순간의 감정을 받아들이려 했다.
“예전에는 감정신에 부담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부담을 내려놓고 상대 배우의 눈을 바라보면서 감정을 잡으려고 했다. 촬영 직전까지 웃고 떠들다가도 분노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감정이 나오더라. 연기는 모든 걸 계산해서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변화는 배우 김혜준 자신의 성장과도 맞닿아 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연기를 돌아보며 아쉬움을 느끼지만 이전과 달라진 부분을 느꼈다.
“예전보다 여유가 생겼다고 느끼는 순간 또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생긴다. 그래도 이번 촬영을 하면서 감정을 대하는 데 부담을 조금 내려놓게 됐다.”
시즌2에서 김혜준이 중요하게 여긴 장면은 지안이 정진만(이동욱 분)에게 계획을 전달하는 순간이다. ’잘 들어, 정진만‘이라는 대사는 지안이 더 이상 보호받는 조카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됐음을 단번에 보여준다.
“저는 그 장면이 지안의 성장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애청자분들도 그 대사를 들으면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단호하게 말하려고 했다. 사실 ‘잘 들어, 정진만’은 원래 대본에 없었다. 후시녹음하면서 한번 해봤는데, 엔딩을 보고 지안으로서 마음에 들었다. 거의 열 번 정도 다시 갔던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줄은 몰랐다.”
지안의 성장에는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삼촌 정진만 역의 이동욱과는 시즌1부터 호흡을 맞춰온 만큼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시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 없었다. 시즌2에서는 거의 유사가족처럼 지냈다. 새로운 친구와 가족이 생긴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동욱에 대한 고마움도 각별했다. 그는 현장에서 김혜준에게 꾸준히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감사한 부분이 정말 많다. 항상 장난처럼 ‘주인공은 너’라고 말씀해주셨다. 제가 주눅 들거나 자신감이 없어질 수도 있는데 그런 말씀 덕분에 힘을 얻었다. 현장에서도 많이 배려해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시즌2에서 새롭게 만난 배우들과의 관계 역시 김혜준에게는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였다. 시즌1부터 현장을 경험한 자신이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적응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그 과정에서 작품뿐 아니라 현장을 함께 만드는 법을 배웠다.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현장을 어떻게 끌어가야 하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했다.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존 배우들이 먼저 편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저도 많이 배웠다.”
그렇다면 김혜준은 앞으로의 지안을 어떻게 상상할까.
“지안이가 킬러들의 삶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겠다. 쇼핑몰을 정리해서 세계 자체를 없앨 수도 있고 오히려 확장해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선택했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한 방식대로 살아갈 것 같다.”
지안이 자신의 삶을 선택했다면, 김혜준은 거창한 목적지보다 오늘의 순간을 선택했다.
“저는 하루하루 체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거대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바쁘다. 지금 행복하다.”
평범한 지안의 얼굴에서 뜻밖의 맹수성을 발견해낸 김혜준. 시즌1의 지안이 낯선 세계에서 살아남으며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시즌2의 지안은 그 가능성이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증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