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김부장'·'모범택시'… 사이다 '사적 복수물' 흥행 공식 [드라마PICK]
||2026.08.16
||2026.08.16
범죄자는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고, 피해자는 억울함에 피눈물을 흘린다.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법과 제도에 버림받은 그 순간, 거침없이 나타나 주먹과 지략으로 악인을 응징하는 주인공들이 있다. 웹툰에서 시작해 드라마로 확장된 '참교육'과 '김부장', 그리고 매 시즌 사이다 복수로 흥행을 이끈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사적 제재'를 다룬 복수극 콘텐츠가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하나의 거대한 흥행 공식이 됐다.

사적 복수극의 흥행은 막연하지 않다. 지난 2021년 첫 방송한 SBS '모범택시'는 최고 시청률 16%를 돌파하며 시즌제의 포문을 열었다. 2023년 방영한 '모범택시2'는 21%, 시즌3 역시 14%대를 찍으며 세 시즌 연속 흥행을 이뤘다. 올해는 유독 사적 복수극이 사랑받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글로벌 OTT의 힘을 입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도 매료했다. 특히 학교와 교권을 소재로 세계가 공감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뤘고, 심지어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극 중 '교권국'을 모티브로 한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선발하기도 했다. 실제 교권보호 조직에 대한 염원이 정책에 가닿은 것이다.
'김부장'은 주인공이 전직 특수요원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딸의 학교폭력 피해로부터 시작되는 스토리와 정의 구현 정신이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1%를 돌파, 최고 시청률 23%를 넘겼다. 사이다 액션 흥행이 이어지자 이번엔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유부녀 킬러'가 배턴을 이어받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작품들이 관객과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는 가장 직관적인 이유는 '즉각적이고 통쾌한 사이다'에 있다. 현실의 사법 절차는 느리고 복잡하며, 때로는 범죄자의 인권이나 양형 기준에 치우쳐 피해자의 상처를 온전히 보듬지 못하기도 한다. 반면 복수극 속 주인공들은 지체 없이 악인을 찾아내 피해자가 입은 고통과 동등한, 혹은 그 이상으로 응징한다. 법이 제공하지 못하는 속전속결의 단죄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사적 복수물의 유행을 단순히 '자극적인 오락성'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이 현상의 본질은 '공적 사법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불신'으로부터 온다. 솜방망이 처벌, 범죄 재발, 법의 허점을 이용한 권력층의 탈출구 등 현실에서 누적된 사법적 불신과 무력감이 미디어 속 '다크 히어로'에 대한 열망으로 투영된다. 결국 대중이 열광하는 것은 폭력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에서 결핍된 '정의의 원칙'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사적 복수극이 선사하는 통쾌함 뒤에는 씁쓸한 질문이 남는다. 사적 제재에 대한 열광이 짙어질수록, 우리가 사는 사회의 사법 정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증명하기 때문이다. 사적 제재물은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인 동시에, 법과 제도가 피해자의 눈물을 제대로 닦아주고 있는지 묻는 현실 사회의 묵직한 경고등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