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70만 틱톡커 에이미, 빙판 위 배우로… ‘나 혼자만 레밸 업’
||2026.08.17
||2026.08.17
먹방과 뷰티 꿀팁으로 하루에도 수백만명과 소통하는 크리에이터가, 이번엔 스케이트화를 신고 무대에 올랐다. 틱톡 팔로워 570만명대, 인스타그램 팔로워 230만명대의 인플루언서 에이미가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에서 배우 홍윤서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공연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는 국내 최고 흥행 웹소설·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을 그대로 얼음 위로 옮긴 작품이다. 차준환, 김예림, 이시형 등 피겨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에이미는 이 사이에서 E급 헌터 시절 성진우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이주희' 역을 맡았다.
에이미는 14일 취재진과 만나 "에이미가 액팅을 하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이주희가 됐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에이미는 시종일관 밝은 텐션을 유지하며 모든 질문에 눈을 반짝였고, 특유의 '끼'는 웬만한 연예인 뺨칠 정도였다.
사실 에이미에게 아이스링크는 낯선 곳이 아니다. 7살에 피겨를 시작해 미국에서 오랜 시간 스케이트를 탔고 지역 대회 무대에도 섰던 '피겨 키즈' 출신이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접은 뒤 11년간 얼음을 떠나 있었던 몸이 순순히 말을 들어줄 리 없었다. 특히 발목을 잡은 건 허리를 뒤로 꺾어 회전하는 고난도 기술 '레이백 스핀'.
"제가 가장 사랑했고 제일 잘했던 스핀이었는데, 11년 만이라 아예 돌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내가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에이미는 이렇게 털어놓으면서도, 공연 시작 이후 아직 단 한 번도 이 기술에서 실수하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연기는 스케이팅보다 더 큰 산이었다. 에이미는 숏드라마 감독 서바이벌 「디렉터스 아레나」 출연작들에 게스트로 얼굴을 비췄고, 최종 라운드에 오른 이동훈 감독의 「거지커플이 재벌집에 들어왔습니다」에도 조연급으로 출연했다. 그런데도 무대 연기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는 것이 에이미의 말이다.
"이주희는 소심하고 여리고 샤이한 캐릭터예요. 저는 맨날 카메라 앞에서 끼를 부리는 게 익숙하잖아요. 그 끼를 다 빼는 게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 카메라 렌즈 대신 수천 관객을 마주해야 하는 무대는 발성부터 표정까지 모든 걸 다시 배우게 만들었다. 에이미는 "드라마에서 그렇게 하면 어색할 정도로, 무대에서는 액팅을 훨씬 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에이미와 배우 홍윤서는 아직 한 몸이다. 평소 SNS에서는 뷰티와 먹방, 생활 꿀팁으로 팔로워와 소통하는 그다. "모두가 명품이나 비싼 제품을 살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적은 돈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걸 먼저 골라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활동 3년 만에 글로벌 팬덤을 확보한 크리에이터가, 이제는 숏드라마와 라이브 무대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이번 캐스팅도 피겨가 이어준 인연이었다. 밀라노에서 찍은 피겨 콘텐츠 영상을 본 제작진이 먼저 연락을 해왔고, 해외 팬층이 두터운 크리에이터라는 점도 캐스팅에 힘을 보탰다.
아이스쇼가 끝난 뒤 계획을 묻자 에이미는 "연기 쪽으로 조금 더 도전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이미 다른 작품 제의도 받았지만 공연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엔 잠시 고민하더니 답했다. "지금은 너무 섣부른 것 같아요. 그냥 어떤 캐릭터를 맡든 그 캐릭터에 빙의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에이미'라는 이름을 쓸지, 본명 홍윤서로 활동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만 방향만은 뚜렷하다. "크리에이터의 삶도 좋지만, 연기 쪽으로 좀 더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번 아이스쇼를 하면서 그 생각이 훨씬 명확해졌거든요."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는 오는 17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