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 추모식 거행… 조문객 ‘비통’
||2026.08.20
||2026.08.20
‘개그콘서트’가 개그 추모식을 거행했다. 최근 전파를 탄 KBS2 ‘개그콘서트’에서는 개그감이 죽었다는 역발상 하나로 새로운 웃음 공식을 구축했다. 바로 코너 ‘불후의 명복’을 통해서다. ‘불후의 명복’은 개그감이 죽었다는 설정으로 ‘개그 추모식’을 진행하는 코너다.
개그맨에게 재미없다는 것은 최대의 굴욕이지만 ‘불후의 명복’은 이를 전면에 내세워 오히려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재미없는 것이 재미있어지는 아이러니가 ‘불후의 명복’의 핵심 관전 요소다. ‘개그 추모식’이 시작되면 조문객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 유쾌한 ‘앞담화’를 쏟아낸다.
조문하러 온 동료 개그맨들은 슬픔에 잠긴 척 연기하며 주인공들의 흑역사, 웃기지 않은 개그, 얼토당토않은 사생활을 폭로해 폭소를 자아낸다. 박성광의 ‘개그 추모식’에는 후배 개그맨 장현욱이 ‘박성광이 회의 시간에 박성호·박준형을 비난했다’라면서 AI로 제작한 영상을 공개해 웃음을 안겼다.
여기에 박성호·박준형이 합류해 “허경환보다 작은놈”이라며 오열해 재미를 더했다. 송필근이 주인공일 때는 그와 ‘심곡 파출소’에서 연기 합을 맞췄던 윤승현, 강명선이 나와 개그보다 노래에 진심이었던 송필근의 약력을 읊어 웃음을 전했다.
신윤승의 ‘개그 추모식’에서는 개그맨 지망생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오민우, 김시우가 나타나 폭로전을 이어갔고 조수연은 아기 인형을 들고나와 신윤승의 아기라고 주장하며 녹화장을 폭소로 물들였다. 첫 방송 이후 3주간 박성광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던 ‘불후의 명복’은 이후 송필근, 신윤승을 ‘개그 추모식’의 자리에 앉혔다. 이 과정에서 ‘불후의 명복’은 공개 코미디의 형식을 파괴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코너가 완전히 끝난 뒤 다음 코너를 시작하는 기존 문법을 거부하고 추모식의 주인공이 애드리브에 실패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추모식을 시작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개그콘서트’라는 세계관 안에서 누구든 추모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열린 구조를 형성한 셈이다. 코너 간 경계가 사라지고 개그맨 모두가 잠재적 주인공이 되는 이 방식은 시청자들에게는 호기심을 개그맨들에게는 위기감(?)을 선사하며 새로운 스타일의 공개 코미디 문법을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