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류준열 ‘들쥐’, 빼앗긴 인생 되찾기 위한 추격…설경구·이규형과 공조
||2026.08.20
||2026.08.20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나와 타인의 경계. 드라마 ‘들쥐’는 익숙한 설화를 낯선 공포로 바꾸며 정체성을 둘러싼 질문을 추격으로 풀어냈다.
연출자 김홍선 감독은 20일 오전 서울 마포동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들쥐’의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의 출발점에 대해 “설화인 ‘손톱 먹은 들쥐’를 모티프로 했다. 한 사람의 인생이 한순간에 빼앗기고 정체성을 찾기 위해 추격하는 스릴러”라고 설명했다. 원작 웹툰에서 느껴진 서늘한 공포와 이재곤 작가의 역동적인 각색에 끌렸다는 김 감독은 “대본을 읽으면서 문재의 감정에 동화돼 응원하게 됐다. 들쥐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10부작 시리즈 ‘들쥐’(극본 이재곤, 연출 김홍선)는 들쥐에게 이름,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분), 형사 순용(이규형 분)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추적 스릴러로 28일 오후 5시 공개된다.
김 감독은 ‘탄금’(2025), ‘미끼’(2023),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 ‘손 더 게스트’(2018), ‘보이스’(2017), ‘피리부는 사나이’(2016) 등을 연출해왔다.
류준열 역시 낯익으면서도 기묘한 설정에 매료됐다. 문재 역을 맡은 그는 “어릴 때 전래동화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설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글로벌 관객과 만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출연을 결정해야 결말까지 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보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류준열이 연기한 문재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작가다. 이름 모를 들쥐에게 자신의 인생을 빼앗긴 뒤 삶을 되찾기 위한 추적에 나선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생애 첫 1인 2역에 도전한 류준열은 두 인물을 과장해 표현하기보다 미세한 차이로 구분하는 데 집중했다. “눈빛과 목소리처럼 두드러지는 부분을 섬세하게 터치하려 했다. 전화통화 장면에서는 관객이 두 사람을 단번에 구분할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류준열의 캐스팅 배경으로 현실적인 인물감을 꼽았다. “문재는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이고 영웅적인 인물도 아니다. 류준열이 그간 보여준 깊이 있는 연기를 보고 1인 2역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굉장히 치열하게 아이디어를 내고 대안을 제시했다. 연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설경구가 맡은 사채업자 노자는 문재와 쫓고 쫓기는 관계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이다. 본명은 김영근으로,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문재에게 투자금을 잃으며 그를 쫓게 된다. 설경구는 “문재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놈이었는데 막상 그를 만난 뒤 나의 희망이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며 “함께 추적하면서 동시에 서로에게 추적당하는 관계”라고 소개했다.
두 배우의 첫 호흡에 대해선 서로를 향한 신뢰가 돋보였다. 류준열은 “설 선배님은 정말 편안하고 열려 있다.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될 만큼 준비돼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현장 전체에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설경구도 “류준열은 참 귀엽고 편하다. ‘들쥐’를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의상과 분장뿐 아니라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적극적으로 공유해줬다고 전했다.
이규형은 개인정보라는 현실적인 공포에서 작품의 매력을 발견했다. 형사 순용 역의 이규형은 “대본을 읽다가 어느 순간 5~6부까지 보고 있었다. 누군가 내 삶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소름 돋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캐릭터를 위해서는 증량과 감량을 오갔다. 처음에는 거칠고 난폭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체격을 키웠지만, 감독의 요청으로 다시 날카로운 외형을 만들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겨줬다.
김홍선 감독이 작품 ‘들쥐’를 관통하는 말로 꼽은 “인생이 섬 같다”는 문장처럼 타인이 나를 규정할 수 있는가, 나는 어떻게 나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가를 추격극의 긴장감 속에 담아냈다.
웹툰과 드라마라는 매체의 차이에 대해서도 류준열은 “작가님이 각색을 잘해줘서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나’와 ‘타인’의 경계. ‘들쥐’는 익숙한 설화를 낯선 공포로 바꾸며, 정체성을 둘러싼 질문을 빠른 추격의 언어로 풀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