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스트밴드’ 경서 목소리에 홀리고, 고스트에 웃었다
||2026.08.25
||2026.08.25
친구 하나 없던 소녀에게 어느 날 특별한 친구들이 생겼다.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소녀 미타는 우연히 만난 네 명의 고스트들과 밴드를 결성하고 생애 처음 함께 노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K팝 애니메이션 ‘고스트밴드’(감독 금동호, 제작 슈퍼빅, 배급 NEW)는 유령이 등장하는 영화지만 무섭다기보다 맑고 따뜻해서 미소가 지어진다. 귀신이라는 소재를 공포가 아닌 음악과 우정으로 풀어내서다.
미타가 혼자서만 좋아하던 음악을 영혼 친구들과 공유하는 무대로 꾸며, 보는 이들의 가슴 속에 묻혀있던 동심을 자극한다.
미타의 목소리를 입힌 가수 경서의 맑은 음색은 캐릭터와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깨끗하면서도 감정의 결이 살아 있는 목소리는 미타가 음악을 통해 조금씩 세상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윤상 음악감독과 경서가 함께 완성한 OST는 맑고 따뜻한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결정했다.
편곡한 ‘달리기’는 원곡이 가진 응원의 정서를 간직하면서도 고스트밴드만의 역동성을 입혀 새롭게 들린다. 또한 미타의 마음을 담은 ‘Dear Star’와 후반부 감정을 끌어올리는 ‘용기를 내볼게’도 미타의 서사와 맞물려 여운을 남겼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시각적인 매력도 놓칠 수 없다. 고스트들은 각기 다른 빛깔의 아우라를 가진 존재로 표현됐고, 악기와 얽힌 사연은 캐릭터들에 또 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서울의 익숙한 풍경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공연 장면에선 한국적인 이미지와 판타지적 상상력이 녹아 있다. 화려하지만 복잡하지 않은 비주얼이 색다른 볼거리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음악과 움직임을 맞추기 위해 실제 연주 장면을 참고했다는 제작 방식이 화면에 생동감을 더한다. 캐릭터들이 악기를 다루는 손동작부터 드럼의 타격감, 노래할 때의 입모양까지 세밀하게 조율한 덕분에 공연 장면에서는 실제 밴드의 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극장의 풍성한 사운드로 감상한다면 음악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장점이 더욱 또렷해질 것이다.
‘고스트밴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한 소녀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대형 기획사의 방해라는 위기를 겪지만 작품이 끝까지 붙잡는 것은 경쟁이나 성공보다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해내는 기쁨이다.
재능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다. 재능을 가진 미타가 무대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은 어린 관객에게 꿈을 향한 용기를, 어른 관객에게는 잊고 지냈던 열정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기술력으로 완성한 오리지널 K팝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도 ‘고스트밴드’의 탄생이 반갑다.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틀에 머물지 않고 음악을 사랑하는 관객과 애니메이션 팬까지 끌어안을 만한 요소를 갖췄다.
무더운 올여름 극장에서 시원한 음악과 순수한 상상력을 만끽하고 싶다면 ‘고스트밴드’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러닝타임 82분. 8월 26일(수)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