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숟가락만 올렸다“…강하늘도 만족한 ‘아가미’, 정해인과 목소리 맞대결
||2026.08.26
||2026.08.26
“원작의 비참함보다 애니메이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
안재훈 감독이 구병모 작가의 소설 ‘아가미’를 애니메이션으로 스크린에 옮기며, 원작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26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아가미’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안 감독과 강하늘, 유재명, 김선영 배우가 참석해 작품과 첫 애니메이션 더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가미’(제작 연필로 명상하기, 배급 엣나인필름)는 깊은 물에 던져진 뒤 아가미가 생긴 소년 곤(정해인 분)과 그를 둘러싼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중한 날의 꿈’, ‘무녀도’ 등을 통해 한국적인 정서와 미감을 애니메이션에 담아온 안 감독이 연출했다.
소설에서 달라진 변화는 배경이다. 원작이 한국을 배경으로 했다면, 영화는 프랑스로 이야기를 옮겼다. 안 감독은 “원작에는 비극적인 정서가 있지만 동시에 아름답고 슬픈 작품이라는 느낌이 있다”며 “그 비참함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애니메이션에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을 배경으로 작업했지만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도 잘할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핵심이다. 안 감독은 이날 강하늘이 작업실을 직접 찾아 애니메이터들과 캐릭터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한편 곤 역의 정해인은 원작에서 묘사된 목소리를 바탕으로 오랜 고민 끝에 캐스팅했다. 안 감독은 “배우가 가진 목소리가 캐릭터와 어떻게 어울릴지를 계속 상상했다”며 “정해인을 잘 아는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대표를 통해 제안했고 출연이 성사됐다. 이후 스튜디오에서 만나 곤에 대해 밀도 있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강하 역의 강하늘은 더빙 작업을 놓고 오히려 자신이 많은 것을 하지 않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날 그는 “제가 했던 작품 중 가장 큰 노력을 안 한 것 같다. (웃음) 저는 목소리만 만들었고 나머지는 감독님과 애니메이션 팀에서 만들어주셨다. 숟가락만 올린 기분”이라고 웃었다.
더빙 연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고 했다. 강하늘은 “목소리 연기도 당연히 연기라고 생각한다”며 “실사에서는 1인칭으로 연기한다면 목소리 연기는 조금 더 3인칭으로 바라보게 된다. 내 목소리와 캐릭터, 배경이 잘 어우러지는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한 먼저 녹음한 정해인의 연기를 참고해 강하의 속도와 톤을 잡았다고 밝혔다.
강하의 할아버지 역의 유재명과 노인의 딸 이녕 역의 김선영도 첫 더빙에 도전했다. 유재명은 “더빙은 처음이라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신선한 경험이었다”며 “욕심을 버리고 담백하게 하려고 했다. 실사보다 덜어내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특히 애니메이션이 실사보다 상상력과 표현의 폭이 넓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뮤지컬 배우 김선영도 “목소리로 대사를 연기하고 녹음하는 게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감독님이 편하게 해주셔서 즐겁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무대에서 마이크를 통해 제 목소리를 들으며 연기해 온 경험 덕분에 더빙 작업에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 감독은 완성된 영화를 관객에게 내놓는 심정을 음악에 빗댔다. 그는 “평소에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추천하지 못한다. 나에게 좋아도 듣는 사람에게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영화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자신이 가진 고민을 떠올리거나, 글로 쓰고 싶어지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배우들의 목소리와 안 감독 특유의 섬세한 그림이 만난 ‘아가미’는 오는 9월 9일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