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물더라도… 제주 흉흉한 소식에 여행객들 발길 돌린다
||2026.08.30
||2026.08.30
제주도 여행을 앞두고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 28일에도 비슷한 글이 계속 게시됐다.
한 누리꾼은 조만간 2박 3일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갈 예정인데, 관련 뉴스를 본 초등학생 아이가 무서워해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항공과 숙소를 취소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최근 흉흉한 뉴스에 한 달 뒤로 잡아뒀던 제주도 여행 계획을 중국 상하이로 바꿨다고 밝혔다.
여행 취소 고민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동안 제주에서 잇따라 발견된 실종자 시신 4구가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지난달 2일 실종신고가 접수됐던 인물이다. 이튿날인 23일 오전 3시 4분쯤에는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인근 해상에서 70대 남성이 낚시객에 의해 발견됐고, 이 남성 역시 발견 전날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24일 오전 9시 35분쯤에는 제주시 애월읍 무수천 일대에서 경찰 수색 중이던 60대 남성이 숨진 채 나왔다. 같은 날 오전 10시 46분쯤에는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밭에서 지난 5월 12일 실종된 장미란씨(37)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실종 신고 접수로부터 104일 만이었다.
특히 장씨 사건에서는 실종 신고가 허위로 종결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경찰의 초기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담당이었던 30대 부모 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접수된 298건의 신고 대부분을 별도 확인이나 상부 보고 없이 자체적으로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발견된 60대 남성 역시 이 경장이 담당했던 사건이다. 경찰청은 지난 25일 사건 관련 지휘라인 4명을 대기발령했다. 사건 당시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현 서장, 형사과장, 실종팀장이 포함됐다. 대전세종충남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도 자체적으로 3년치 종결 사건을 전수조사하기로 하는 등 파장이 다른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24일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주택에서는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경찰 출신 전 남편을 용의자로 추적하는 별도 사건까지 겹쳤다. 시기적으로 겹친 여러 사건이 온라인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범죄 의혹, 이른바 '제주 괴담'으로까지 번지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주가 유독 위험한 지역이라는 인식에는 착시가 섞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SNS를 통해 제주의 높은 범죄율 통계는 집계 방식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며, 이것이 제주가 다른 지역보다 위험한 곳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역시 관광지인 제주 특성상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공포와 두려움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지역 사회와 경찰 신고 체계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지역 맞춤형 방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결국 경찰 치안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허위 종결 경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책이 뒤따라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씨 유가족은 지난 27일 빈소를 찾은 취재진에게 자신들보다는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과 그에 대한 수사 상황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림읍 일대에 설치된 방범·교통정보용 CCTV 118대의 영상 보존 기한을 기존 30일에서 60일로 늘리는 개선책도 내놨다.
실제 여행을 취소하려는 이들이 감수해야 하는 위약금 부담도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제주 지역 항공·숙박·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는 최근 3년간 총 1523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항공 관련 피해가 739건으로 가장 많았고, 숙박 420건, 렌터카 364건이 뒤를 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항공권 취소 위약금 피해가 53.7%로 절반을 넘었다. 국내여행 계약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상 출발일 기준 3일 전까지는 계약금을 환급받을 수 있지만, 당일 취소 시에는 여행요금의 5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여행 취소 고민 글에도 이런 위약금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이번 사태가 실제 제주 관광 수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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