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즉시 제출”…야당 의원들, 정말 뿔났다
||2026.08.30
||2026.08.30
이재명 대통령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넘기지 않고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에 대해 헌법상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즉시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국회의 권한이 침해됐는지를 따지기 위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까지 검토하면서 이번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공방이 헌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28일 국민의힘에서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손 후보자에 대한 찬반 자체보다 국회의 동의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회가 후보자를 검증하고 임명에 동의할지를 판단할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게 야당 측 주장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과 법사위원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없는 권한을 만들어 행사하는 것은 헌법의 해석이 아니라 권한의 창설”이라며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특히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내지 않은 조치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자는 국회 문턱에 올리지도 않겠다는 발상”이라면서 “여당이 과반 의석으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것과 절차 자체를 봉쇄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로, 후자는 국회의 인사청문권과 동의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즉시 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라”며 “국민의힘은 사법부가 정권의 입맛대로 구성되고 운용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비판에 그치지 않고 헌법재판소 판단을 구하는 방안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박 의원은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는 거 자체가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하려고 한다”라며 “대법원에서도 청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이 대통령의 결정을 헌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정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대법원장 제청권을 부정하고 침해했다”라며 “이는 명백한 헌법 위반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주장은 대법관 제청에 대통령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뜻인데 이렇게 되면 대법관 임명 절차에서 대통령은 ‘제청’과 ‘임명’에 두 번 개입하게 되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이송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인사검증과 동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청와대의 주장은 사실상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할 때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대법원장을 대통령의 아랫사람으로 여기는 행동”이라면서 “청와대의 결정은 사법부와 입법부의 헌법상 권한을 훼손하는 명백한 삼권분립 부정행위”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결정이 향후 대법관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나아가 임기 중 22명의 대법관을 모두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하기 위한 사법부 길들이기의 신호탄”이라며 “사법부는 이런 이 대통령의 위헌적 도발에 굴복해선 안 된다”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까지 다시 꺼냈다. 정 원내대표는 “손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국회의 동의를 구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아울러 헌법에 어긋나는 이 대통령의 5개 재판 중단을 취소하고 즉시 재판을 재개하길 바란다”라고 사법부에 요구했다.
다른 야권 인사들도 가세했다. 윤상현 의원은 “헌법에는 ‘입맛에 맞는 대법관만 쇼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라며 “사법부 독립을 흔드는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있다”라며 “국회에 주어진 것은 동의권뿐이고, 철회를 명령할 권한과 대통령과 미리 합의하라는 조항은 헌법 어디에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야권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그는 “야권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함께 뜻을 모아 이 대통령의 손 후보자 제청 반려의 위헌성을 확인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이 대통령이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서면 제청한 손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제청을 요청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를 반려한 것은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처음이다.
다만 함께 제청된 후보자 모두가 같은 결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이름을 올린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기로 했다. 손 후보자에 대해서만 재제청 요청이 이뤄지면서 국민의힘은 국회의 임명동의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으며 권한쟁의심판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