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은 낙인 찍혀 떠났는데… 법원, 성관계 영상 유포 남학생 강제 전학 취소 처분

위키트리|bluemoon@wikitree.co.kr (방정훈)|2026.08.30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RY_H-shutterstock.com

동의하에 촬영한 동급생과의 성관계 영상을 타인에게 무단으로 유포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가해 중학생에 대해 교육청이 내린 강제전학 처분을 법원이 취소했다.

재판부는 가해 학생의 행위가 중대한 디지털 성폭력에 해당해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음을 인정하면서도 피해 학생이 이미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분리 조치가 완료된 점과 가해 학생의 학습권 침해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이 판결했다.

성관계 영상 유포로 인한 2차 피해와 교육청의 강제전학 처분

30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행정2부는 가해 중학생 A 군이 관할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강제전학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24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건의 전말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판부 등에 따르면 A 군은 당시 교제 중이던 피해 여학생과 합의하에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 하지만 A 군은 이 영상을 자신의 지인 3명에게 임의로 보여줬고, 그중 1명에게는 메신저를 통해 영상 파일을 직접 전송했다.

이로 인해 영상이 급속도로 재유포되면서 두 학생이 재학 중이던 학교 내에 성관계 관련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 여학생은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건을 접수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지난해 6월 A 군에게 출석정지 10일과 특별교육 이수 5시간의 징계 조치를 의결했다.

그러나 피해 학생 측은 징계 수위가 가볍다며 관할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처분 가중을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피해 측의 주장을 수용해 지난해 12월 A 군의 징계 수위를 강제전학 처분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위원회는 결정문에서 A 군의 행위가 다수의 학생에게 영상을 유포시킨 중대한 성범죄 사안이며 소문이 완전히 근절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영상 파일의 영구 삭제 여부와 추가 유포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 피해 학생이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을 처분 가중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가해 학생의 소송 제기와 재판부의 처분 취소 판결 요지

교육청의 강제전학 결정에 불복한 A 군 측은 지난 1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처분 취소를 강력히 요구했다.

A 군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강제전학 조치가 학생의 헌법상 보장된 학습권을 중대하게 제약하는 재량권 일탈 및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 학생이 견디다 못해 이미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두 학생 간의 공간적 분리가 확실히 이루어졌으므로 추가 피해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A 군이 이미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출석정지 10일 처분을 성실히 이행했으며 반성문과 사과 편지 등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A 군의 손을 들어주며 강제전학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 군의 무단 유포 행위가 디지털 공간에서 복제 및 확산할 위험을 초래했으며 이로 인해 다수의 학생이 피해자를 특정하게 만들어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공익적 선도 목적보다 A 군이 감수해야 할 불이익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학 처분이 A 군이 학교 내에서 축적한 교우 관계와 성과를 일거에 박탈하는 매우 무거운 제재이며 새로운 교육 환경에 강제로 편입될 경우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낙인 효과로 인해 건전한 교우 관계 형성이 극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재판부는 또 이미 피해 학생이 전학을 간 상황에서 물리적 격리를 목적으로 하는 전학 조치가 더 이상 실효성을 갖지 못한다고 봤다. A 군이 성인권 특별교육을 자발적으로 이수하며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과거 비행 전력이 전무하다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이와 함께 부모가 자녀 선도를 위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점 역시 판결에 반영됐다.

교육청 측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이 판결은 지난 15일 법적으로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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