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 하필 저녁 10시에 계엄령을 선포한 ‘너무나 뜻깊은’ 이유
||2026.09.18
||2026.09.18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 재판에서 계엄 선포 시점을 밤 10시 전후로 정한 이유에 대해 “국민들이 주무시기 전에 알려드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고법 형사12-1부(고법판사 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심 속행 공판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경위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앞서 지난 4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 위증 혐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주장했던 내용을 5개월 만에 법정에서 재차 반복한 것이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나쁜 마음을 먹었으면 (밤 10시 선포로) 서두를 게 뭐가 있었겠느냐”라며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정(밤 12시)쯤 담화를 발표했어도 됐었다”고 말했다.
선포 시점을 앞당긴 배경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일상 혼란 방지를 내세웠다. 그는 “더 일찍 계엄을 선포하면 퇴근 시간대 국민들에게 큰 혼란이 생길 수 있었다”면서 “국민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방송을 통해 직접 상황을 인지하고, 국회 역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위해 최소한 밤 10시에는 대국민 담화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강변했다.
이어 과거 1980년 5·18 당시 신군부의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를 예로 들며 자신의 담화 절차를 정당화하려 했다. 윤 전 대통령은 “5·18 때는 신군부가 밤 12시에 국무회의를 열고 계엄을 선포했다”며 “당시에는 대국민 담화조차 없었고, 장관이 광화문 중앙청 기자실 칠판에 계엄 선포 사실을 메모 형태로 공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비교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과정의 위헌·위법 논란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계엄 선포와 관련한 제반 절차와 헌법 절차를 최대한 지키며 불상사를 예방하려 했다”고 말한 데 이어, “제가 계엄을 여러 번 해봤다고 한다면 더 완벽하고 꼼꼼하게 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덧붙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헌법기관인 국회의 권능을 무력화하려 한 위헌적 내란 행위로 판단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진입을 시도한 계엄군과 장갑차 투입 등 급박했던 당시 상황에도 불구하고,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거듭 계엄 선포 시점을 ‘국민을 배려한 선택’이었다고 두둔하면서 검찰 측과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