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화났으면…” 해외서 확산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SNS글 정체
||2026.10.01
||2026.10.0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무대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대한민국 송환 사실을 전격 발표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현지 조야에서조차 “한국과의 외교적 신뢰를 스스로 깨뜨린 치명적인 악수(惡手)”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비공개 원칙을 지키려 했던 한국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고 젤렌스키 정부의 일방적 행보를 질타한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현지 유력 인사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공유되며 외교적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발단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조연설 도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에서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송환했다고 돌연 공개했다. 포로의 신변 안전과 남북 관계 등 민감한 안보 지형을 고려해 비공개 기조를 유지해 온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사전 조율이 무너진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에 멕시코를 방문 중이던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비공개 조치를 비판한 국내 야권을 반박함과 동시에, 일방적으로 이를 공론화한 우크라이나 측을 향해 “비공개 합의를 어긴 데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많이 아쉽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통령은 “국정은 정권과 집권자의 인기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누군가의 생명과 국가안보 등 국익을 도외시한 채 징 치고 춤추며 광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게시물은 글로벌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으며 순식간에 조회수 수백만 회를 돌파했다.
이 같은 반응은 우크라이나 현지 여론으로도 직결됐다. 젤렌스키 정부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동맹 후보국의 안보적 특수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우크라이나 유력 영문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The Kyiv Independent)*는 이번 사태를 우크라이나 정부의 명백한 ‘외교적 실수’로 규정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패트리엇(MIM-104 Patriot) 방공미사일 체계를 보유한 주요 방산 제조국인 한국과의 향후 안보 협의 및 군사 지원 논의가 이번 일탈로 인해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군부와 정계의 핵심 인사 주변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 측의 옥사나 토로프 미디어 고문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글을 공유하며 “젤렌스키는 양국 간의 비공개 합의를 깨고 뉴욕에서 이를 떠벌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왜 그랬는지 이유는 자명하다. 화려한 이슈 몰이와 연출된 쇼, 자극적인 홍보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주이탈리아 대사를 역임하고 과거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예우헨 페렐리힌 전 대사 역시 현지 유력지 우크라인스카 프라브다 기고를 통해 “양국 관계를 단계적 동맹으로 격상시켜야 할 중요한 시점에 우리 스스로 거대한 암초를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상대국 정상을 공개 석상에서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단순한 계산 착오를 넘어 신뢰를 근본적으로 파괴한 행위”라며 서울의 전략적 운신 폭을 좁혀버린 키이우 지도부의 미숙함을 지적했다.
친러시아 및 동유럽권 미디어들도 이번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점잖은 외교적 화법을 중시하는 한국의 정치 문화에서 이처럼 이례적으로 단호한 반응이 나온 것은 젤렌스키 정권의 외교적 독주가 낳은 참사”라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 언론인 디아나 판첸코 역시 SNS를 통해 “비공개 합의를 위반해 북한군 포로 송환을 누설한 것은 오히려 한반도 위기를 자극하고 파트너를 배신하는 행태”라고 일침을 가했다.
단기적인 스포트라이트와 국내외 이슈 장악에 매달린 젤렌스키 정권의 일방통행식 발표가 한반도 안보 변수를 자극했을 뿐 아니라, 한국과의 중장기적인 외교·방산 협력 기반마저 스스로 흔들어놓는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