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 여배우…홍콩 방문중 북한에 피랍 위기 뒤늦게 알려져 ‘파장’
||2026.10.01
||2026.10.01
원로 배우 태현실이 과거 대한민국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최은희 납북 사건’ 당시 북한 공작원의 표적이 되어 함께 납북될 뻔했던 긴박한 비화가 재조명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1970년대 후반 김정일의 지시로 북한 공작원들이 한국의 대표 영화인들을 해외로 유인해 강제 납북하려 했던 공작에서 비롯됐다.
1984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발표한 수사 결과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북한 공작책과 결탁한 인물들은 유명 배우들을 홍콩으로 유인하기 위해 ‘홍콩 카니발 축제 초청’이라는 미끼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섭외 대상에 오른 인물은 故 최은희뿐만이 아니었다. 당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코미디언 겸 배우 故 김희갑, 그리고 인기 여배우 태현실 역시 공식 초청 대상자로 포함되어 접촉을 받았다.
당시 세 사람 모두 초청을 수락했으나, 실제 출국 일정에서 운명이 엇갈렸다. 최은희가 영화 제작 지원 및 학교 운영 자금 협의 등을 목적으로 먼저 홍콩으로 향한 반면, 태현실과 김희갑은 국내 촬영 및 개인 일정 조율 문제로 약 일주일 뒤 후발대로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먼저 홍콩에 도착한 최은희는 1978년 1월 현지에서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강제로 배에 태워져 납북됐다. 최은희의 실종 직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보당국이 개입하면서 후발대로 출국하려던 태현실과 김희갑의 일정은 즉각 취소됐고, 두 사람은 천우신조로 납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태현실은 훗날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중국계 인사가 최은희 선배, 김희갑 선생님과 나를 홍콩 축제에 초청했었다”며 “최은희 선배가 먼저 출국했고, 나와 김희갑 선생님은 개인 일정이 겹쳐 나중에 가기로 한 덕분에 간발의 차로 북에 끌려가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사건 직후 정보기관의 조사를 받는 등 큰 충격과 고초를 겪어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단 며칠 차이의 일정 연기가 평생의 운명을 가른 이 일화는, 당시 해외 진출과 문화 교류를 미끼로 대한민국 예술인들을 집요하게 노렸던 북한 대남 공작의 실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