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7명이 여학생 1명을 집단 성폭행했는데…오히려 옹호 받는 이유
||2026.10.12
||2026.10.12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했던 남학생 사교클럽(Fraternity)의 집단 성폭행 의혹이 대규모 민사소송 제기와 뉴욕주 특별검사 투입으로 전면 재수사에 들어가며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끔찍한 성 착취를 둘러싼 공분과 엄벌 여론이 거센 가운데, 일각에서는 피소된 남학생들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며 미국 전역이 거대한 문화적·법적 진영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사건은 2024년 10월 19일 밤 발생했다. 당시 코넬대 재학생이던 만 20세 여성(소장상 익명 ‘제인’)은 호감을 갖고 있던 남학생 매튜를 만나기 위해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파이(Chi Phi) 하우스로 이동했다.
피해자 측 소장에 따르면, 매튜는 2층 방에서 또 다른 남학생 조나단과의 2대1 관계를 제안했고,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동물용 마취제이자 환각 물질인 케타민을 강제로 흡입시켰다. 이어 조나단이 회원 약 60명이 모인 스냅챗 단체 대화방에 “위층에 공짜 여성이 있다(성적 비하 단어 사용)”는 메시지를 전송하면서, 한국계 학생 윈스턴 리를 포함한 남학생 7명이 차례로 난입해 약물을 추가 흡입시키고 집단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피해자는 사건 3주 뒤 경찰에 고소했으나, 당시 톰킨스 카운티 지방검찰청은 “강제성을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사건을 불기소 종결했다. 학교 자체 조사(Title IX) 역시 연루자 7명 중 2명 퇴학, 2명 정학, 반성문 작성 등의 처분에 그쳤고, 피해자는 학교를 떠났다.
묻힐 뻔했던 사건은 지난달 피해자가 가해 남학생들과 학교, 사교클럽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고 당시 경찰 수사 축소 정황이 폭로되면서 2년 만에 전국적 이슈로 비화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서는 남학생 측의 항변에 힘을 실으며 피해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형성돼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자발적 투약’ 여부와 뉴욕주의 법적 기준이다. 뉴욕주 법상 몰래 약물을 먹인 비자발적 심신상실은 명백한 강간죄로 다뤄지지만, 자발적 음주나 약물 복용의 경우 법정에서 항거불능 시점과 동의 결여를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남학생 측은 피해자가 스스로 술과 약물을 섭취했으며, 초기 관계 역시 상호 합의 하에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당시 검찰의 불기소 처분 역시 이 법리적 한계에 기인했다는 것이 옹호론자들의 주장이다.
사건 직후 피해자의 상반된 태도도 옹호 여론의 주요 논거로 꼽힌다. 남학생 측이 제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직후 남학생들에게 “불법적인 것은 없었다”, “너와 함께한 시간은 좋았다”,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 빼고 셋이서만 시간을 보내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성범죄 피해를 본 인물이 사건 직후 친근한 플러팅 메시지를 보내다가 2년 뒤 태도를 전면 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남학생 측은 ‘보복성 무고’ 프레임을 제기하고 있다. 사건 3주 뒤 사교클럽 할로윈 파티에서 피해자의 출입이 금지되자, 무리에서 팽당했다는 모욕감과 분노로 경찰 고소를 감행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형사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실명과 얼굴이 유출돼 엘리트 백인 집단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는 불만도 옹호 여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을 특별검사로 전격 임명해 전면 재수사를 지시했다. 코넬대 캠퍼스에서는 부실 대응을 규탄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학교 측도 전직 법무부 차관을 영입해 교내 안전 및 조사 시스템에 대한 독립 감사에 착수했다.
한쪽에서는 명문대 엘리트 카르텔의 추악한 집단 성 착취와 조직적 은폐를 고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란한 파티 문화 속 합의된 일탈과 보복성 고소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진실 공방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미국 대학가 사교클럽 문화와 성범죄의 법적 경계를 둘러싼 거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