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1세대 작가, 돌연 ‘별세’ 소식… 애도 물결
||2026.10.13
||2026.10.13
일본 소녀만화의 성장과 장르 다양화에 기여한 1세대 만화가 와타나베 마사코가 향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3일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와타나베 마사코는 지난 3일 오전 0시 38분께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고인의 공식 SNS를 관리하는 운영진은 부고를 알리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편안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故 와타나베 마사코는 일본 순정만화가 독자적인 장르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로 평가된다. 소녀들의 사랑과 가족 간의 유대감을 그린 초기 작품부터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파헤친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만화로 구현했다.
192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세에 결혼한 뒤 삽화가로 일하며 그림과 인연을 맺었다. 본격적으로 만화가의 길에 들어선 것은 1952년 ‘소공자’를 발표하면서부터다.
1960년대에는 ‘백마의 소녀’, ‘어머님’ 등을 통해 모녀와 자매 사이에 얽힌 감정과 관계를 주요 소재로 다뤘다. 유럽 등 서양을 무대로 소녀들의 꿈과 연애를 펼쳐 보이는 작품들도 선보이며 당시 소녀만화의 표현 방식을 넓혀갔다.
‘유리의 성’은 연재 당시 큰 인기를 얻었고 와타나베 마사코는 이 작품을 통해 1971년 제16회 쇼가쿠칸 만화상을 수상했다.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작품이다.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기 전인 1970~1980년대 해적판 형태로 유통됐으며 당시 일부 출판물은 국내 만화가 정영숙의 이름을 내걸고 무단으로 번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작품을 접한 국내 순정만화 독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1993년에는 중국 고전소설을 만화로 재구성한 ‘금병매’의 연재를 시작했다. 해당 작품은 2011년까지 약 18년간 이어졌으며 고인의 장기 연재작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고령에도 작품 활동은 계속됐다. 2020년에는 90세를 넘긴 나이로 슈에이샤의 만화 애플리케이션 ‘망가 Mee’에서 신작 ‘비밀(히메고토)’을 매주 연재했다. 1952년 데뷔 이후 약 70년에 걸쳐 창작을 이어온 셈이다.
일본 만화계에 남긴 공로는 여러 차례 수상으로도 인정받았다. 2002년 제31회 일본만화가협회상에서 문부과학대신상을 받았으며 2006년에는 일본 여성 만화가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 훈장인 욱일소수장을 수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