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킬링타임’ 류혜영·남윤수, 유튜브로 돈 버는 시대에 목숨 건 생존 라이브
||2026.10.13
||2026.10.13
(*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관심을 끌기 위해 더 자극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시대다. 누군가의 불행을 볼거리로 소비하고, 조회수와 후원을 받기 위해서라면 위험마저 감수한다. 영화 ‘킬링타임’(감독 장준엽, 제작 에스엘엘중앙 주식회사·영화사안다미로, 배급 더타이틀)은 현재 인터넷 방송의 어두운 단면을 폐쇄된 공간의 생존 게임으로 옮겨왔다. 화면 너머의 관음적 시선이 현실의 살벌한 위협으로 바뀌는 순간 콘텐츠를 만들던 크루들은 자신이 가장 자극적인 구경거리가 될 위기에 놓였다.
인터넷 방송 크루 킬링타임은 촬영 도중 발생한 사망 사고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방송을 중단하고 자숙하던 연우(류혜영 분)는 리더 주원(남윤수 분)의 제안을 받아들여 복귀를 위한 새로운 콘텐츠 촬영에 나선다. 장소는 폐병원. 재기를 꿈꾸며 카메라를 켠 순간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예상치 못한 습격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촬영은 생존을 건 사투로 바뀐다. 이제 필요한 것은 화려한 복귀가 아니다. 눈앞의 위협을 피해 제한된 시간 안에 살아남는 일뿐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얻는 일이 낯설지 않은 요즘, ‘킬링타임’의 설정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타인의 시선을 끌기 위해 수위를 높이던 이들이 정작 자신의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다는 역설은 흥미롭다. 누군가의 고통을 소비하던 사람들이 그 고통의 당사자가 된 것. 다만 ‘킬링타임’은 이 문제를 사회적 진단으로 확장하기보다 범죄 액션 스릴러의 속도와 자극으로 밀어 넣었다. 메시지를 곱씹을 여유보단 다음 위기가 언제 닥칠지 기다리는 긴박감이 앞선다.
폐병원이라는 공간도 장르의 문법에 충실하게 기능한다. 외부와 단절된 장소는 인물들의 도주 경로를 제한하고, 정체불명의 공격자들은 불안의 실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적이 누구인지, 왜 이들을 쫓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크루들은 궁지로 몰린다. 시간이 줄어들수록 압박이 커지는 추격전이 더해지며 관객을 쉴 틈 없이 다음 장면으로 끌고 간다. 잔혹한 공격과 피로 물든 장면이 적지 않아 자극의 강도는 상당하다. 청소년 관객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강도 높은 액션과 긴장감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장르적 쾌감을 안긴다.
배우들의 변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류혜영은 이번 작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기존의 이미지에 새로운 결을 더했다. ‘킬링타임’에서는 달리고 맞서는 신체의 움직임으로 절박함을 드러냈다. 위기가 거듭될수록 연우의 생존 본능이 거칠게 분출되면서 액션은 인물의 변화를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방송 복귀를 위해 시작한 촬영이 생사의 갈림길로 변한 상황에서 연우가 버텨내는 모습은 영화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남윤수는 얄미울 만큼 계산적인 주원을 능숙하게 소화했다.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주원의 태도에는 비겁함과 생존을 향한 본능이 뒤섞여 있다. 쉽게 믿기 어려운 인물의 면모가 위기 속에서 드러날 때마다 크루 사이의 긴장도 높아진다.
잘못된 선택은 또 다른 잘못을 낳고, 그 결과는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킬링타임’은 인과응보의 서사로 풀어내면서도 교훈을 차분히 설명하기보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방식으로 밀어붙였다. 인물들의 선택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83분. 10월 21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