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오락실 여종업원 살인사건 범인 혐의 부인했지만…12년 만에 검거 (용형5)
||2026.10.24
||2026.10.24
‘용감한 형사들5’에서 12년 만에 밝혀진 살인사건의 진실이 공개됐다.

지난 23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연출 이지선·작가 권소현) 26회에는 이승남 형사, 김의주 법의관, 서영일 연구관, 박미옥 전 형사가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끝나지 않은 사건 Q’ 코너에서는 ‘증거에도 유효기간이 있을까?’를 주제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과학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진 사건들을 조명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33년 만에 DNA로 체포된 이춘재를 언급했고, 서영일 연구관은 16년 만에 해결된 인천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소개했다. 당시 택시 뒷좌석에 있던 차량 설명서에서 지문을 찾아내 범인을 특정했던 서 연구관은 과학수사 기술이 장기 미제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소개된 사건은 2000년 7월, 한 오락실 화장실에서 발생한 여성 종업원 살인사건이었다. 당시 피해자는 손님과 동전을 교환한 지 불과 25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범인은 범행 후 화장실 바닥의 혈흔을 닦아내고 달아났지만, 문손잡이에 남겨진 혈흔 지문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당시 기술로는 지문의 주인을 특정하지 못했고,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다.
12년이 흐른 2012년, 혈흔 지문의 주인이 확인됐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40세 남성 김 씨(가명)는 사건 당시 오락실에 간 적조차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두 개의 지문은 김 씨의 지문과 각각 18개, 23개의 특징점이 일치했지만, 사건 당시 수거했던 문짝이 소실된 상황에서 지문만으로 범행을 입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혈흔 분석을 통한 현장 재구성 의뢰가 들어왔다. 서 연구관은 당시 과학수사요원이 촬영한 현장 영상을 토대로 혈흔의 형태와 위치를 분석해 범행 상황을 재구성했다. 특히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문손잡이의 혈흔이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했다. 서 연구관은 범행 당일 화장실 내부 온도인 27도와 습도 85%를 재현하고, 실제 문과 유사한 재질을 이용해 혈흔이 마르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혈흔은 약 8분 만에 건조됐으며, 오차 범위를 넓혀도 20분 이내에 마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해당 혈흔 지문이 범행 추정 시간대에 남겨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김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김 씨 측 변호인은 지문이 범행 당시 남겨진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씨의 지문이 이전에 찍혀 있었고, 이후 다른 범인의 혈흔이 묻었을 가능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서 연구관은 먼저 남겨진 지문 위에 다른 사람의 혈흔 지문을 찍는 실험을 진행했고, 마지막에 찍힌 지문만 검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장갑을 낀 범인이 혈흔을 묻혔을 가능성까지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장갑을 이용한 추가 실험도 진행했다. 결국 김 씨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아무리 오래된 사건이라도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범인을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영일 연구관은 “범인이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증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박미옥 전 형사 역시 “범인이 늙어가는 이 순간에도 과학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언젠가는 반드시 잡힌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감한 형사들5’는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주요 OTT에서도 공개된다. E채널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