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떠나보낸 나문희, "임영웅 공연에 사연 보냈다" 자기 이름조차 쓰지 않았던 이유
||2026.10.26
||2026.10.26
사연을 보낸 사람의 이름은
'일산에 사는 호박고구마'였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지요.
드라마 속 그 유명한 장면이
먼저 떠오르니까요.
그런데 이 이름 뒤에 숨은 이야기는
웃음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먼저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배우 나문희의 이야기였거든요.
호박고구마라는 이름 뒤에서
2024년 1월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임영웅 전국투어 마지막 공연.
관객이 보낸 사연을 골라
임영웅이 직접 읽어주는 시간이 있었어요.
사연 속 주인공은
여든둘인데 아직도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일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 있던 날,
남편이 그리워 전화를 걸었다가
남편이 넘어져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몇 달을 병원에 있던 남편은
끝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그 슬픔 속에서 붙잡은 것이
바로 임영웅의 노래였다고 해요.
왜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을까
사연을 다 읽은 임영웅이
"어머니"라고 부르자
그제야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무대 위 임영웅도 깜짝 놀라
뜻깊다며 고마움을 전했지요.
한 달쯤 뒤 JTBC 〈뉴스룸〉에서
나문희는 그날을 돌아봤습니다.
남들이 하길래 나도 해봤다고,
뽑힐 줄은 정말 몰랐다고요.
저는 여기서 그 이유를 짐작해 봅니다.
'배우 나문희'라고 쓰는 순간
그 글은 큰 화제가 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날 그녀가 바란 건
남편을 잃은 한 사람으로서
노래 한 곡에 기대는 일이었을 겁니다.
잔소리마저 그리운 사람
1965년에 결혼한 남편 유윤식 씨는
영어 선생님이었어요.
그리고 2023년 12월,
58년을 함께한 남편은
먼저 길을 떠났습니다.
나문희는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평소엔 잔소리가 많던 사람인데
막상 떠나고 나니 그게 아쉽다고요.
그날 공연장에서 엉엉 울고 왔다며
이제는 임영웅의 공연을 찾아다니는
'찐팬'이 되겠다고도 했습니다.
위로하던 사람이 객석에 앉은 밤
평생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 주며
우리를 웃기고 울려 온 배우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만큼은 객석에 앉아
자기 이야기를 들어 줄 무대를 찾았어요.
누군가를 위로하던 배우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무대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름을 내려놓았기에 그 사연은
유명 배우의 미담에 머물지 않고
남편을 먼저 보낸 수많은 아내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호박고구마라는 별명은 숨는 방법이 아니었어요.
배우가 아닌 한 사람의 아내로
노래 앞에 서겠다는 조용한 선택이었습니다.
#나문희 #임영웅 #나문희남편 #나문희사연 #일산호박고구마 #임영웅콘서트 #뉴스룸나문희
